지난해 4월 15t 화물차를 1억5천여만원에 할부로 구입한 A(43) 씨는 운전사를 고용해 운행을 했다. 월 150만원씩 차 구입비를 할부로 내고 운전사에게 월 300만원씩 월급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운전사가 과속 운전으로 신호등을 들이박으면서 사달이 났다. 화물차 수리비에 5천여만원이나 들었지만 자차 보험에 들지 않는데다 운전자가 수리비 부담을 거부한 때문이다.
소송 준비에 나선 A씨는 400만원이 넘는 변호사 선임료 때문에 나홀로 소송에 나섰다. 법무사를 통해 소장을 작성한 A씨는 "소송을 통해 조금이라도 수리비를 받고 싶어 나홀로 소송을 선택했다"고 했다.
소액 민사사건을 중심으로 변호사 도움 없이 소송을 제기하는 '나홀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변호사 선임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소송 당사자들이 혼자 소송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소액사건(청구금액 2천만원 이하) 중 나홀로 소송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전체 69만2천897건 중 54만6천255건(78.8%)이 나홀로 소송으로 진행됐고, 2012년 72만2천142건 중 58만1천484건(80.5%)이, 2014년 전체 79만5천180건 중 65만3천453건(82.1%)이 나홀로 소송이었다. 단독사건(청구금액 2천만원 초과~2억원 이하)의 경우도 2010년 전체 24만5천74건 중 14만565건(57.3%)이 나홀로 소송으로 진행되던 것이 2013년 전체 25만4천130건 중 15만1661건(59.6%)으로 더 늘었다.
나홀로 소송의 증가 원인은 비싼 변호사 선임료도 한몫하고 있다. 착수금과 승소사례금 등 소송에서 이겨도 변호사 비용을 제하면 남는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집 앞 출입로 문제로 이웃과 소송 중인 B(55) 씨는 "답답해서 소송을 제기하지만 정작 이겨도 돈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 법무사는 "나홀로 소송을 위해 사무실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법무사들은 변호사들에 비해 도움을 주는 건별로 비용을 받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홀로 소송이 법률 지식 부족으로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변호사는 "나홀로 소송 당사자들이 법률 지식 부족으로 패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소송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이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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