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스티브 잡스/빅쇼트/제로 모티베이션

인생을 바꾼 세 번의 프레젠테이션으로 본 잡스

스티브 잡스=2011년 사망하면서 신화가 된 아이폰의 잡스는 천재성과 돌출적인 성격, 드라마틱한 사생활 등, 흥미로운 요소들로 인해 미디어에서 많이 다루어졌다. 영화와 TV 드라마로 여러 번 제작되었지만, 영화 '스티브 잡스'는 새롭게 잡스를 조명하는 극적 구성을 취한다. 고인이 참여한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를 원작으로 하며, '슬럼독 밀리어네어'(2009)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대니 보일이 연출을, '소셜 네트워크'(2010)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아론 소킨이 대본을 맡았다. 주연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케이트 윈슬렛은 올해 아카데미 연기상에 나란히 후보로 올랐다. 영화는 잡스의 인생을 바꾼 세 차례의 프레젠테이션을 중심으로 연극적으로 구성되며, IT산업의 흐름을 바꾼 혁명적 사건과 잡스의 이면과 인생의 좌절을 교차시킨다.

20조의 판돈, 세계 경제 걸고 도박 벌인 천재들

빅쇼트=2008년 전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킨 미국발 최악의 금융재앙 사태와 이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던 이유, 그리고 수많은 금융전문가들이 세계 경제가 망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이유를 날카롭게 추적하는 베스트셀러 논픽션 '빅숏'이 원작이다. 제목 '빅쇼트'는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는 주식 용어다.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가 실존 인물들을 연기한다. 2005년, 은행은 모두를 속인 채 돈 잔치를 벌인다. 하지만 4명의 괴짜 천재들은 이를 정확히 꿰뚫어 보고 월스트리트를 물먹인다. 20조의 판돈, 세계 경제를 걸고 은행을 상대로 한 진짜 도박이 펼쳐진다. 영화는 요란스러운 스타일을 활용하여 긴박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풍자와 유머를 통해 부도덕한 자본주의 사회의 폐부를 깊숙이 찌른다.

근무의욕 0%…이스라엘 '잉여' 여군 이야기

제로 모티베이션=이스라엘은 국민이라면 남녀가 모두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여군인 조하와 다피는 행정병이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남자 상사들을 위한 커피 타기와 문서정리다. 동기부여가 없으니 근무의욕도 없고, 근무의욕이 없으니 업무능력도 전무하다. 그녀들은 오직 땡땡이칠 궁리하기와 지뢰 찾기 신기록을 세울 때에만 열정을 보인다. 항상 무기력한 이들은 대도시 텔아비브로 가는 꿈을 꾸거나 처녀 딱지를 떼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 살아낸다. 이스라엘에서 군 복무를 해야 했던 여성감독 탈야 라비가 본인의 경험을 살려 만들어낸 영화로, 이스라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위트 넘치는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슬프게도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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