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경주 라우갤러리 전낙 초대전

특별한 기술로 회화+사진 결합 신비로운 우주 표현한 30여 점

전낙 작품
전낙 작품 'Axis-L'.

서양화가 전낙은 실험적인 작가다. 보통 사진으로만 완성되는 여타 3D 작품과는 달리 차별화된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활용해 회화와 추상 사진을 결합해 완성한다. 일상과는 전혀 다른 공간을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창조해내 입체적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정교하고 복합한 작품을 내놓는다.

'Axis' 시리즈의 대부분은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고층건물을 표현한 것이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맨 위층에서 무언가를 아래로 떨어트렸을 경우의 기하학적인 속도감, 밑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타워의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의 공간적 착시감을 작가만의 시각적 상상력으로 극대화해 표현한 작품이다.

우주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신비감과 이질감을 표현한 'Nexus' 시리즈는 측면에서 보는 듯한 은하계 혹은 행성들이 사라진 블랙홀을 떠올리게 한다. 선과 점의 격자 그리드를 통해 수증음파탐지기, 라디오 웨이브와 같은 많은 곡선의 레이어(겹)들로 우주라는 광활한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어두운 배경에서부터 소용돌이치며 보는 이를 압도한다.

전낙 작가의 작품이 다른 작가의 작품과 차별화되는 데엔 2, 3개의 이미지 혹은 몇십 장의 이미지가 아닌, 보는 순간마다 이미지가 바뀌며 무수한 몇백 겹의 레이어가 누적돼 외부보다도 실제적인 내부공간을 담고 있다는 데에 있다. 분명 그의 사진 안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우주를 표현하고 있다. 느껴지지만 바라볼 수 없는 커다란 축 속에 수많은 생명의 유기적 결합을 담았으며, 생성과 소멸, 순환의 질서를 담은 우주의 섭리에 대한 작가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투영돼 있다. 또 우리 인류에 대한 원초적이고 철학적인 그의 물음이 진하게 배어 있다.

전낙 작가는 목원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6회를 비롯해 여러 단체전과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이달 26일(금)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전낙 작가는 '신비로운 우주'(Mysterious Univers)란 주제로 'Axis' 'Nexus' 'Vortex' 시리즈 등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054)772-9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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