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설 연휴 기간 전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뒤숭숭한 가운데 정신질환을 앓는 초등생 아들을 살해한 40대 남성과 자신을 나무라는 팔순 노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잇따라 검거되는 등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긴 연휴 탓에 차량 이동이 잦아지면서 교통사고와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 초등생 아들 살해 40대 가장…팔순 노모 살해 40대 여성 잇따라 영장경남 창녕경찰서는 10일 9살짜리 아들(초등3)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49·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8일 정오께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해 숨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자신의 지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온 약에서 수면제를 분리해 범행에 사용했다.
이씨는 "아들이 설을 맞아 가출한 엄마를 찾는데다 내가 앓는 정신질환을 물려받고 나처럼 살까 봐 겁이나 죽였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몇 년 전 외국인 부인이 가출한 뒤 아들과 둘이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온 가족이 모이는 설을 맞아 가출한 엄마를 너무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한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앞서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6일 자신을 나무라는 80대 노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로 김모(49·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5일 오후 1시께 부산 동구 자택에서 엄마인 오모(81)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그 자리서 숨지게 한 혐의다.
범행 후 자수한 김씨는 "엄마가 듣기 싫은 욕설을 해서 심하게 다투다가 범행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미혼으로 엄마와 둘이서 사는 김씨는 정신분열 증세로 8년가량 치료를 받아왔다.
또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7일 결별을 통보한 동거녀를 흉기로 위협하고 때린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4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7일 오전 4시 25분께 부산 동구 한 사무실에서 동거녀 A(33·여)씨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A씨를 위협하고 머리와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 80대 노부부 욕실서 숨진 채 발견…변사사건 잇따라 6일 오후 1시 37분께 광주 동구 한 한옥 주택 욕실에서 A(85)씨와 아내 B(80)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집주인의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옷을 벗은 채 목욕을 하다가,B씨는 그 옆에서 남편을 목욕시켜주다가 쓰러진 것처럼 보이는 자세로 발견됐고 욕실에는 연탄 화로 위에 목욕물을 데운 흔적이 남아있었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를 토대로 A씨 부부가 숨진 지 며칠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B씨가 거동이 불편한 A씨를 연탄불에 물을 데워 목욕시키다 연탄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외지에 사는 자녀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께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 야산에 주차된 차량에서 A(37)씨,B(26)씨 등 남성 2명과 20∼30대로 보이는 여성 1명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 내부에 착화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고 창문은 테이프로 밀봉되어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유가족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민족의 대이동'…교통사고 잇따라,화재도 속출9일 오후 8시 42분께 전남 고흥군 동강면 한 마을 입구 도로에서 A(68)씨가 손녀 B(3)양을 안고 있다가 C(52)씨가 몰던 쎄라토 승용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A씨가 숨지고 B양도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아들 부부와 함께 명절을 쇠러 찾아온 손녀를 돌보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알려졌다.
앞서 7일 오전 10시 40분께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비행장사거리에서 1t 화물차가 시내버스 옆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화물차에 타고 있던 A(35·여)씨와 아들(4)이 숨지고,화물차를 운전한 A씨의 남편(35)과 6살·9살 자녀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등 5명도 경상을 입었다.
A씨 가족은 평택시 서탄면에서 운영하는 축사에 들른 뒤 인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9일 오후 4시 43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25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나 이 집에 살던 조모(19·여)씨가 숨졌다.
조씨는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은 화재 당시 집에 혼자 있던 조씨가 불길을 피해 뛰어내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거실에 있던 향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8일 0시 20분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주택에서 히터 과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A(78)씨가 숨졌다.
같은날 오전 7시 15분께 대구시 달서구 다가구주택 1층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B(80·여)씨가 숨졌다.
이밖에 지난 9일 0시 2분께는 경기도 동두천의 한 4층짜리 정신병원 옥상에서 불이 나 입원 중인 환자와 직원 등 168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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