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칩샷 버디, 행운의 우드샷, 멋진 퍼팅 3박자가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스크린골프 고수인 신용진(㈜에스엘미디어 대표이사) 씨는 필드 골프에서는 큰 행운이 따르지 않아서 아직도 홀인원 한번 해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6년 전 사이클 버디의 기억은 생생하다. 파3, 파4, 파5번 홀을 연달아 버디를 기록했다. 6월 셋째 주 목요일 '중국문화대학 원우골프회' 정기 월례회로 장소는 청도 그레이스CC였다. 티 오프 시간은 정오를 막 넘긴 시간이었다. 햇살은 따뜻했고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골프를 치기에 좋은 날씨였다.
여느 때처럼 총무를 맡고 있던 신 씨는 경기 후의 타수 집계를 위해, 앞 팀으로 편성하고 레이크 코스로 갔다. 첫 홀 스리퍼트로 보기를 기록해 출발은 좋지 못했다. 3∼5번 홀에서 인생 첫 사이클 버디가 나왔다. 첫 버디가 나온 행운의 3번 홀. 정확한 거리감이 필요한데 뒷바람의 영향인지 공은 그린을 넘겨버렸다. 온 그린도 못 시킨 탓에 마음을 비우고 한 칩샷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실 동반자들에게도 머쓱한(?) 버디였다.
3번 홀 행운의 칩샷 버디는 4번 홀까지 이어졌다. 전장이 길면서 언덕 위에 위치해 체감으로는 400m 넘는 홀이었다. 드라이버 샷은 멋지게 날렸지만 맞바람으로 인해 세컨 샷은 200m 정도 남겨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그린이 높은 곳이라 조금이라도 짧았다면 그린 아래로 공이 굴러 내려오는 지형이었다. 세컨 샷을 우드로 힘껏 날렸는데, 맞바람을 뚫은 공이 깃대를 맞췄다. 흥분된 마음으로 그린에 올라가자, 공은 핀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1m도 되지 않은 거리라 가볍게 2연속 버디를 기록할 수 있었다. 사실 이글보다 더 기쁜 버디였다. 만약 핀이 맞지 않았다면 핀 뒤로 많이 굴러갔을 공이었다.
파5인 5번 홀에서 사이클 버디를 완성했다. 캐디는 레이크 코스의 3'4'5번 홀의 사이클 버디는 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 씨는 이미 어려운 2홀에서 연속 버디를 한 터라, 사이클 버디에 도전할 기운은 충천한 상태였다. 티샷을 하고 남긴 거리는 대략 250m. 우드를 잡고 싶었지만 사이클 버디를 위해, 세컨 샷은 안전하게 3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세컨 샷 이후 남은 거리는 50m. 머릿속으로 사이클 버디를 그리며, 어프로치 샷을 했다. 공이 핀을 넘겨 4m가량의 거리를 남긴 에이프런에 위치했다. 내리막이라 어려운 퍼팅이었다. 동반자와 캐디들 모두 숨죽이며 사이클 버디의 현장을 목격하고 싶어했다. 라이가 심했지만 경사를 따라 툭 친 공이 아슬아슬하게 홀컵으로 들어가면서, 신 씨의 필드골프 인생의 대박사건이 완성됐다. 그는 "공이 중력에 의해 굴러가는데, 그 짧은 시간이 몇십 초같이 길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사이클 버디 이후에는 그늘집에서 시작된 축배가 스타트하우스까지 이어졌다. 너무 기쁜 마음에 폭음했고, 이후 골프 스코어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기분만은 하늘을 찔렀다. 사이클 버디 이후 기념라운드도 하고 트로피도 만들었지만 동반자의 이름 덕분에 문제가 생겼다. 동반자 중 2명이 여성이라 아내에게 큰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 씨는 당부했다. "남성 아마추어 골퍼 분들은 기념 트로피나 패를 제작할 때, 여성 이름이 있다면 아내가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잘 대처하길 바랍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