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맛
남부럽지 않은 아들 부잣집
아버지 식탁에는
토끼 꿩 참새고기가 떨어질 날 없었다
고기는 아버지 드리고
털은 흙벽에 붙여 귀마개 만들었다
오빠가 많은 우리 집
나무도 마을에서 제일 많아
엿 조청 만드느라 방이 절절 끓어
동네 할아버지들 모이는 아지트였다
살얼음 낀 동치미에
군고구마 맛
고구마 방귀 뿡뿡 끼며
행복했던 겨울
먹을 게 귀한 시절 물감자도
숯불에 구워 먹고
콩 옥수수 볶아 간식으로 먹으며
긴긴 겨울을 났다
물 묻은 손
문고리에 쩍쩍 달라붙어
달밤에 손 호호 불며
무 구덩이 무 꺼내오면
온 식구가 둘러앉아
숟가락으로 벅벅 긁어
입에 넣으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사이다 맛
춥고 가난해도
북적북적 아이들 소리에
무서운 줄 몰랐다던 엄마
손발이 꽁꽁 얼고
귀를 도려내는 땡초같이 추운 겨울 맛이 났다
함종순(김천시 개령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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