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앞두고 산산조각이 난 야당
새누리당 '전략공천'문제로 당내 분쟁
대통령, 국회 미워하면 민주정치 불가능
무리한 정치로는 '행복한 나라' 못 만들어
4월에 있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회 자체가 개혁되지 않고는 한국 정치가 정상화될 수 없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의원수 100명'으로 줄이라고 하는 주장도 유권자들 사이에 강하게 일고 있지만, 오늘의 국회의원들은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바쁠 뿐 국회 개혁은 일단 물 건너간 것이라고 여겨지니 이번 총선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선거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민주당으로 출발한 이 나라의 야당이 비록 당명은 여러 번 바꾸었지만 그나마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으로 존속해 온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신익희는 경무대(청와대) 문전에서 쓰러져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4·19의 여세를 몰아 내각책임제의 꿈이 이루어져 윤보선은 대통령이 되고 장면은 국무총리로 선출되었던 일도 우리나라의 역사의 한 특이할 만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5·16으로 군사정권이 등장하는 바람에 그 민주당은 밀려나서 내내 찬밥 먹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가 정통 민주당의 신파로 분류되던 김대중이 여당의 분열로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취하여 15대 대통령이 되었고 그가 지목했던 인물이 16대 대통령이 되는 기적도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1998년 대선에서 여당이 패하고 야당이 승리한 최대의 원인은 여당 대통령이 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지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반대했기 때문이다. 김영삼은 이회창이 당선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오히려 민주화의 시련 속에서, 비록 미운털이 박히기는 했으나, 동지였던 김대중을 간접적으로 지원한 셈이다. 여당 후보인 이회창은 으레 당선될 것으로 믿고 있다가 크게 낭패를 본 것이다. 그런 기막힌 사정을 아는 사람이 이 나라에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산산조각이 났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야릇한 당명으로 전통 민주당 구실을 해보겠다는 그 야당이 '더' 민주적이라고 볼 사람은 없고, 다만 또 한 번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 보겠다는 문재인의 야망이 오늘의 민주당 파탄의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따로 살림을 꾸린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천정배를 영입하는 일에는 성공하였지만 아직도 20명 의원을 확보하지 못해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웃기는 일인 동시에 슬픈 일이기도 하다.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면 국고로부터 60억원의 정당지원금을 받아낼 수가 없어서 안철수는 앙앙불락이라는 말을 듣고, 어떤 정치평론가는 "700억~800억원이 된다는 자기 재산에서 한 100억원 뚝 떼서 국회의원 포섭에 나서면 될텐데"라며 야유하기도 했다.
총선 날이 다가오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에도 분열의 조짐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 등 대북강경책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만 새누리당 내부의 비박(非朴)에 대한 강경책은 국민의 빈축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박 대통령은 왜 '비박'은 멀리하고 친박(親朴)만 끼고 도는가, 그래서야 어떻게 민주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등등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국회를 향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도 압도적이다.
국민은 오늘 대한민국의 국회를 미워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회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의원들 중의 친박계는 두둔하고 비박계를 배척하면 민주정치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야당도 껴안아야 일이 될 터인데 원내의 비박을 미워하는 대통령이 야당은 더 미워할 것 아닌가? 그렇게 해서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이런 모습을 무리한 정치라고 말하고 싶다.
새누리당 공천위원장 이한구가 지난 16일 부분적으로라도 '전략공천'을 해야겠다고 하면서 "당대표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못을 박고, "과거 당대표에게도 공천을 안 준 적이 있다"며 당대표 김무성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국민공천' '상향식 공천'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하여 당내의 분쟁을 부채질한 셈이 되었다. 이에 김무성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한마디 했을 것이다. "선거에 지더라도 전략공천을 막겠다."
당수인 김무성의 분노가 상투 끝까지 치밀어 오른 것인가? 새누리당에도 집안 싸움을 하면 집이 망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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