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지수가 높던데 현역 의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6일 새누리당 공천심사장에서 면접관 앞에 선 대구 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순간 당황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 교체지수가 높은 것 같다"고 대답했지만 속내는 달랐다. 이 후보는 "가뜩이나 현역 물갈이론이 당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 현역들을 상대로는 마치 질책하는 듯한 질문을 한 반면, 예쁘게 보는 '신인' 후보들에게는 소프트한 질문과 함께 본선 진출을 암시하는 유도 질문도 가미해 '공관위에서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몇몇 신인들을 향해서는 공관위원들이 "본선 경쟁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라며 편들기성 질문들을 쏟아냈고 "새누리당 지지도가 대구에서는 70% 이상이 나오는 만큼 그보다 더 나올 것 같습니다"는 '시원시원한' 답변에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다.
26일 치러진 대구경북 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에 대한 공천 면접이 현역 의원들에게는 압박의 강도를 높인 반면, 몇몇 신인들에게는 눈에 띄게 부드러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소문으로만 나돌던 TK지역 현역 물갈이론 등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새누리당의 공천 방향이 심사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교체지수가 높은데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하세요" "3선과 4선은 다른데 어떻게 다릅니까" 등 연거푸 곤혹스러운 질문이 나올 때마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탄식이 마음속으로부터 절로 나왔다"고 했다. 지역의 또 다른 현역 의원은 "공관위가 현역들에게 (물갈이론을 위한) 이빨을 드러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상향식 국민공천을 한다더니 현역들에게만 면접의 강도를 높였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특히 면접이 끝난 뒤 이한구 위원장이 '대구경북에서 현역 의원 6명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다'는 소문과 관련해 "그것밖에 안 날린다고. 대구만 해도 12명인데 어떻게 6명밖에 안 날아가"라고 말한 뒤 '농담'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역 현역 의원들은 "농담 속에 뼈가 있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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