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올림픽 갑시다"…대결 앞서 덕담 나눈 남북축구

"북남 모두 능력을 발휘하면 함께 본선에 갈 수 있을 겁니다."(김광민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 "남북이 함께 올림픽 무대에 갔으면 좋겠습니다."(윤덕여 한국 여자 대표팀 감독)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여자축구에서 '남북 대결'이 펼쳐지게 돼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29일 일본 오사카의 얀마 스타디움에서 북한을 상대로 2016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풀리그 1차전을 치른다.

북한은 세계랭킹 6위의 강호다. 한국(랭킹 18위)은 북한에 역대 전적에서 1승1무14패로 밀리고 있고, 최근 9연패를 당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북한에 밀리지만 윤덕여호 태극낭자들은 그동안 북한과 맞붙으며 키운 '맷집'의 내공을 살려 이번에는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남북 분위기를 보면 이번 경기를 앞둔 남북 대표팀의 감독들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28일 일본 오사카의 아고라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의 윤덕여 감독과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서로 건투를 빌어주는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정치와 스포츠 별개'라는 의미에서 남북 사령탑들은 2장밖에 없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남북 낭자'들이 함께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광민 북한 대표팀 감독은 "북쪽과 남쪽 선수들 모두 그동안 준비를 잘해온 만큼 경기에 나가서 좋은 결과를 따내야 한다"며 "선수들 모두 능력만 잘 발휘하면 모두 본선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덕여 감독도 "첫 상대인 북한은 아주 강하다. 상대전적에서 우리가 안 좋지만 이번에는 최상의 결과물을 가져오겠다"며 "북한 선수들도 그동안 많은 훈련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내왔다. 남과 북이 함께 올림픽 본선에 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윤덕여 감독과 김광민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남북의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사이다.

두 감독은 1990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열린 남북통일축구 당시 선수로서 처음 대결했다.

윤 감독과 김 감독은 나란히 태극기와 인공기를 달고 그라운드에서 맞섰고,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뒤 국제무대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치며 친구사이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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