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민족대표 33인이 탑골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일제 침략에 저항하고 빼앗긴 나라의 자주권을 되찾으려는 '독립선언문'은 가슴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며 만세운동의 함성소리로 이어졌다. 1901년 대구에서 출생한 이상화 시인은 일제에 저항하는 민족시인의 절규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표현했다.
요즘, 1900년대 열풍이 불고 있다. 김소월이 1925년에 발표한 '진달래꽃' 초판본을 복간한 시집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고, 1917년에 출생한 민족시인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도 사랑을 받고 있다. 윤동주와 고종사촌인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비극적 삶을 그린 영화 '동주'도 5억여원이 들어간 저예산 영화로 제작됐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있다. 1930년대 독립운동의 과정과 친일파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그린 영화 '암살'은 지난해 1천만 관객을 돌파해 흥행에 성공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벌어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영웅'은 어려운 창작뮤지컬 개발 현실에서 윤호진 연출의 뚝심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올해는 3'1절 97주년이 되는 해이다. 독립운동과 시대의 아픔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연극, 뮤지컬, 영화, 문학 등이 1900년대의 역사적 의미를 복원해 시민들과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구시립극단은 항일독립운동가이자 여성 최초 비행사인 '권기옥'의 삶을 창작뮤지컬과 연극으로 제작해 선보인다. 1900년대 역사의 소환은 반짝 특수로 끝낼 일이 아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1900년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더 발굴해 서둘러 견고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
대구 출신인 소설가 현진건(1900년 출생)은 이상화 시인 못지않게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그의 형 현정건도 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다.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과 시대를 창작뮤지컬과 연극으로 제작할 것을 제안한다. 대구문화재단이나 창작예술을 지원하는 단체에서는 지역 역사 소재를 발굴하려는 참신한 창작 시도에 대해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가산점을 주는 정책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문화 콘텐츠 개발에 대해 지역 창작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지역 공공 예술단체들은 지역 소재를 의무적으로 개발하고 공연해야 의미가 있다. '응답하라 1900년대!' 소통의 시작은 우리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과 더불어 오늘부터 각 가정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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