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공천 살생부 논란에 사과하자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살생부의 실존 여부나 김 대표 발언의 진위는 여전히 베일 속에 있지만 결과적으로 김 대표로서는 친박계가 추진하는 전략공천이나 현역 물갈이 시도를 제어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향식 공천을 강하게 추진하는 김 대표와 마찰도 불사하며 우선'단수추천제를 확대하려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특히 명단에 포함된 비박계에게는 '내가 이만큼 지켜주고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친박계 일각 역시 "치고 빠지기에 당했다"는 불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앞으로 이한구 위원장이 이른바 '살생부' 명단에 오른 사람들에 대한 심사를 할 때 이번 파동 때문에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권력자' 발언이나 지난달 말 비박계 의원들과 휴일 만찬을 통해 "살아서 돌아오라"고 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공천 내홍이라는 적전분열의 사태를 막기 위해 30년 넘게 정치권에 몸담은 김 대표가 고도의 정치적 감각을 발휘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박계의 반발에 부닥쳐 결국 사과까지 하면서 스타일을 구기는 봉합으로 지도력을 상실했다는 상반된 주장도 있다.
청와대와 여당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수시로 발언과 입장을 바꾸면 따르는 사람이 없다"면서 "앞으로 김 대표의 말은 권위를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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