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결혼한 직장인 김모(33) 씨. 웨딩컨설팅업체를 통해 '스드메'(스튜디오 사진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의 합성어)를 준비하면 웨딩플래너가 수수료를 챙겨 가격이 오른다는 소문을 듣고 발품을 팔아 스드메 업체를 계약하는 일명 '워킹웨딩'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김 씨가 받은 견적은 총 250만원. 하지만 컨설팅업체를 알아보니 같은 상품이 50만원 이상 저렴했다. 김 씨는 "상식적으로 웨딩플래너가 없는데 더 비싼 것은 처음부터 가격이 부풀려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좋은 일을 앞두고 큰 소리 내기가 뭣 해서 50만원이 저렴한 업체를 이용했지만 찜찜했다"고 말했다.
봄철 웨딩시즌을 앞두고 웨딩업체들의 불투명한 패키지 가격에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예비부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구 웨딩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 웨딩 컨설팅업체는 2곳으로 스튜디오 44곳, 드레스'메이크업 전문업체 29곳이 이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컨설팅업체는 매년 결혼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예비부부들은 이들 업체가 패키지 가격을 줄이지 못하도록 담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한 웨딩 컨설팅업체의 경우, 계약된 업체들과 자율경쟁을 원천 차단하는 내부 규칙을 만들었다. 통상 웨딩플래너 없이 웨딩업체에서 계약하면 소개비가 빠지거나 다른 특전이 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 규칙에 따르면 플래너가 없더라도 소개비가 포함된 금액으로 웨딩상품을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려면 피팅비 3만원을 내야하며 인터넷에 저렴한 패키지 홍보 금지 등을 만들어 예비부부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차단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 및 거래 중지 등을 하게 돼 있다.
웨딩업계에서 일하는 조모(33) 씨는 "웨딩컨설팅업체가 보통 전체 금액의 10~20%를 소개비 명목으로 요구하고 있다. 보통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신혼부부가 오면 소개비를 깎아줘야 하지만 대형 컨설팅업체가 이를 못하도록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양순남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예비부부들은 웨딩업체 담합을 눈치채도 큰일을 앞두고 있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상세한 내역이 적힌 영수증을 발급받아 혹시 있을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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