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정글'로 불린 칼레 난민촌 일부를 철거했다.
철거팀은 이날 오전부터 불도저 두 대를 동원해 칼레 난민촌 텐트 등을 철거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보도했다.
경찰은 철거에 앞서 난민촌 남쪽 지역을 철거하겠다고 밝히면서 난민들에게 떠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난민이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텐트에 불을 지르는 등 반발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위를 벌이던 난민 한 명과 영국 난민지원단체 운동가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릴 행정법원은 칼레 난민 일부를 이주시키려는 지방정부의 계획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칼레가 포함된 파드칼레도(道)는 4천 명가량의 칼레 난민 가운데 800∼1천 명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영불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마주 보는 칼레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고속철도인 유로스타 역과 여객선 항구가 있다.
칼레 난민촌인 '정글'에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난민 4천여 명이 머무는데 이들은 일자리가 더 많고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으로 가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칼레 난민 일부가 영국으로 향하는 화물트럭에 숨어 밀입국을 시도하기도 했다.
파드칼레도는 이번 철거로 1천 명가량이 다른 곳으로 옮길 것으로 추정했으나 난민지원단체는 그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드칼레도는 예배당이나 학교 등 공공시설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거 대상 난민은 칼레 난민촌 북부에 새로 조성된 난방시설이 설치된 컨테이너로 옮겨가거나 프랑스 내 다른 난민 수용소로 이동할 수 있다. 또 프랑스에서 난민 자격을 신청할 수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난민들이 겨울을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지난달 기존 난민캠프 내 텐트 일부를 철거하고 컨테이너 난민촌을 만들었다. 그러나 새 시설은 지문 인식을 통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많은 난민이 영국으로 가기가 어려워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면서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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