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세돌, 인류 지키기 위한 자리 앉아" 외신 집중 보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펼칠 세기의 반상 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외신들도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요일 오후 서울에서 33세의 바둑 마스터인 이세돌이 인류를 지키기 위한 자리에 앉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5대 0 또는 4대 1로 이길 것으로 믿는다"는 이세돌 9단의 기자회견 발언을 인용해 그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최근 발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며, 이번 대국이 단지 한판의 승부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1997년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당시 체스 세계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었던 사실을 가리키며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가 승리한다면 이는 인공지능으로서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밖에 없었던 선례를 따라가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알파고가 이긴다면 딥마인드의 성공에서 하나의 디딤돌을 더 놓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인류가 기계보다 유리한 정신적 승부의 마지막 영역 중 하나가 무너진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다만 신문은 "알파고가 이기더라도 바둑의 세계는 변하지 않는다.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자동차를 만들더라도 세계 육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는 체스 전문 뉴스 사이트 '체스베이스'의 창립자 프레더릭 프리델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BBC방송도 특집기사에서 "인간과 기계 사이의 이번 5번의 승부는 미래의 패권을 향한 시합과 같이 느껴진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BBC는 알파고가 유럽 바둑챔피언 판후이를 꺾었다면서도 "전문가들은 당시 승부가 아시아의 정상급 기사들과의 대결에 비해 아주 쉬운 것이었다고 평가한다. 마치 아마추어 축구팀을 이긴 것을 바르셀로나와 맞붙는 것과 비교하는 격"이라고 보도했다.

이세돌 9단은 인터뷰에서 "이런 발전된 기술이 유용한 일에 쓰이기를 기대하지만, SF영화의 장면과 같은 일이 벌어질까 봐 두렵다"며 알파고와 같은 첨단 인공지능이 무기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염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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