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 어머니의 봄-황사(黃砂)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갑상선 수술을 장 받는 나는

의사(醫師)에게 감사의 편지(片紙)를 썼다.

바람이 기우는 언덕

영안실로 가는 죽은 심령(心靈)은

중세(中世) 시대의 혈흔을 남기고 있는가?

…고맙고 감사합니다. 과장님

모쪼록 건강하시고 행복(幸福)하십시오….

나는 파란 새벽이 오면

욕실의 온수를 켜고 샤워를 합니다.

유황불 같은 난롯가에서

천국을 간구하기도 하지요. 성경책을 손난로처럼 품고

새벽길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오면

병(病)든 노모(老母)의 허리는 ㄱ(기역)자(字)로 꺾이어 있고

배고픈 가재도구는 구원자처럼 반들거리며

나를 반기지만…

내 손엔 보리떡 다섯 개도 물고기 두 마리도 없습니다.

갑상선 수술을 잘 받은 나는

의사 선생님께 감사(感謝)의 편지를 썼다.

언덕으로 기우는 바람

꿈속에 자꾸 어머님이 보이고

폐암말기(肺癌末期)의 의사 진단에

한 웅큼 약을 드시는 어머니

당신 아프신 건 모르고

우리 창허이 갑상선 개안나?

쉰 목소리로 묻는 어머님 말에

전화 수화기를 막고

고개 떨군 나는

목이 메어옵니다.

김창현(칠곡군 왜관읍)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계엄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의 탄핵안 통과를 기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본당을 떠나...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 작업을 본격 착수하여 2027년부터 임시청사 등을 활용한 선도기관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차...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반발한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 강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경남의 한 시의원이 민주화운동단체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