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를 위한 변명
윤일현 지음 / 학이사 펴냄
일부 뜻있는 교육자들은 우리나라 학생들을 돌을 끝없이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에 비유한다. 지겹고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 학생들은 시지프스처럼 단조로운 학습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이다. 고교 생활 내내 새벽부터 밤까지 수업과 자율학습에 참여하고, 휴일도 없이 학원에 열심히 다니지만 성적은 잘 오르지 않는다. 매일, 매달, 매년, 같은 과정을 되풀이해도 성적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삶, 지겹고 권태로운 그들의 일상은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을 계속해야 하는 시지프스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측면에서는 시지프스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시지프스는 혼자이기 때문에 남과 비교 당하는 고통은 받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평론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국가 경쟁력의 위기 앞에서 교육의 본질과 생산성에 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학생에게 국영수 탐구과목에서 고득점 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부모에게 당부한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함께 자연을 찾아 나서고, 함께 고전을 읽으며, 진로 탐색을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눠 적성과 취향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가슴이 환해짐을 느끼고, 자신과 이웃과 세계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초중고에서는 교과서만 달달 암기하고, 대학가서는 공인 외국어 점수를 높이고 창의력과는 별 상관없는 스펙 쌓기에 진을 빼야하는 하는, 그 모든 재미없는 노동, 즉 시지프스의 형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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