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버지가 법조인인데요…' 자소서에 은근슬쩍 부모 경력 언급

전형 대체로 공정하지만 '구멍' 존재

경북대 로스쿨 신평 교수가 제기한 부정 입학 의혹의 진실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경북대 로스쿨 재학생들은 현재의 선발 시스템이 '대체로 공정하다'며 입학 부정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북대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에 따르면 이번에 제기된 청탁을 통한 구술면접 합격은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로스쿨은 면접시간 10분 전에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2명의 교수와 1명의 외부위원이 지원자 1명을 면접보는 방식이다. 실제 경북대 로스쿨 학생들도 이 면접 방식이 공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 출신의 경북대 로스쿨 졸업생 A(31) 씨는 "면접에서는 대개 법률가로서의 소양과 가치판단을 주제로 질문하기 때문에 부모 신상 관련 질문 등 불공정한 느낌이 나는 질문이 삽입될 여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학 전형에서 '구멍'이라 여겨질 부분은 있다. 경북대 로스쿨 입학전형 1단계 평가 요소 중 서류평가에는 자기소개서를 요구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학력'경력 사항과 자신의 성장과정, 학업계획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일부 지원자들이 '법조인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로스쿨을 지원하게 됐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부모의 경력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모의 경력이 합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경북대 로스쿨 재학생 B(29) 씨는 "같이 로스쿨을 준비하던 사람이 '내가 아는 변호사가 면접 외부위원으로 들어온다'며 자랑했었는데 결국 그 사람은 낙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의 경력이 면접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정한 면접을 위해서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북대 로스쿨의 2016학년도 입학전형 요강을 보면 자기소개서에는 본인에 관한 사항만 작성해야 하며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은 기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어겼을 때 대한 불이익이나 제재 사항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이마저도 2016학년도에 처음 기재됐다.

김문재 경북대 로스쿨 원장은 "자기소개서에 불공정성을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발견됨에 따라 2017학년도 전형에는 부모 신상을 밝힐 경우 아예 면접에 통과할 수 없도록 제도를 고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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