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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상호 비방·네거티브로 선거 치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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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막판에 대구 곳곳에서 상호 비방'네거티브 선거운동 같은 구태가 재현되고 있어 정말 볼썽사납다.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대구 수성갑의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까지 가세해 아수라장 같은 선거판을 만들고 있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김문수 후보와 김부겸 후보 간 공방전은 유권자가 보기에는 유치한 코미디 같은 수준이다. 김부겸 후보 측이 9일 김문수 후보 측에 대해 사전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에게 10여 차례 교통 편의를 제공했다며 선관위 조사를 의뢰하면서부터 난타전이 시작됐다. 이에 김문수 후보 측은 김부겸 측 인사가 지난 8일 만촌동 투표소에서 어깨띠를 한 채 서 있는 모습을 목격해 선관위에 제보했다고 반격했다.

10일에는 김문수 후보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부겸 후보의 재산 의혹을 폭로했다. 김문수 후보는 김부겸 후보가 12살 때 영천시 화남면에 산 땅과 수성구 전세 아파트 가격 등을 문제 삼았다. 김부겸 후보는 "영천 땅은 조부의 묏자리 터로 공시지가 총액이 26만원에 불과하고, 아파트 전세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라고 해명하며 "상대의 치졸한 공격"이라고 했다. 위법 여부는 선관위 조사로 밝혀지겠지만, 잠재적 대권주자인 두 후보의 난타전을 지켜봐야 하는 유권자들의 심정은 부끄럽고 착잡할 수밖에 없다.

대구 동갑, 달성 선거구에서도 후보 간 상호 비방, 고소 고발로 시끄럽다. 류성걸 무소속 후보는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 측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정 후보 측은 '선거운동원의 휴대전화 조작 미숙'이라고 해명했다. 추경호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박경호 전 달성군수는 자신이 돈 봉투를 돌린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구성재 무소속 후보와 측근들을 고소했다.

상호 비방과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구시대 유산인 줄 알았는데, 아직 횡행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이런 구태에 전혀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후보들의 수준이 유권자에 오히려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총선이 하루 남았다. 출마자들은 구태를 벗어던지고 마지막까지 정정당당하게 인물과 정책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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