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세금과 소득공제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세금 폭탄'을 맞았다고 오해하지 않도록 우리 세법을 상세히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대구 서대구세무서가 12일 오후 대구 동구 봉무동 대구국제학교에서 미국'중국'캐나다인 등 외국인 교사 20여 명에게 세법 체계 및 연말정산 등을 영어로 안내했다. 서대구세무서 김효재 조사관이 약 1시간 동안 강연했다. 이날 행사는 국세청과 지방세무서가 매년 납세자와 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금문제 현장 소통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행사는 보통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날만큼은 외국인 근로자들만을 위해 특별히 마련됐다는 것이다. 기존에도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세법 안내가 있지만, 많은 경우 이런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를 대상으로 안내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 3월 이곳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교사 니콜 씨 등 2명이 연말정산 체계에 대해 의문을 갖고 서대구세무서에 상담을 요청한 일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중순 입국 2년 차를 맞은 니콜 씨 등은 전년까지 세금을 거의 내지 않다가 올해 발부된 원천징수 영수증에서 세액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것이 무엇 때문인지 알고 싶어했다. 당시 이들의 민원을 맡게 된 김 조사관은 평소 외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거나 원서 소설을 즐겨 읽는 등 어학에 관심이 컸던 인물. 세무서에 근무하고부터는 세법 관련 용어의 영어 표현이 궁금해 이를 따로 알아보기도 했던 만큼 두 교사의 궁금증을 쉽게 풀어줄 수 있었다.
김 조사관은 "대다수 국가가 우리 정부와의 조세조약을 통해 2년간 근로자의 세금을 감면하는데, 최근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이 늘면서 연말정산 신고 대상이 상당수 늘어나는 추세"라며 "장기간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세법 체계와 소득공제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만족한 두 교사와 대구국제학교가 서대구세무서에 세법 강연을 요청하면서 이날 강연이 마련됐다. 교사들은 현금영수증과 신용'체크카드 공제 방법,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연말정산을 하는 방법 등을 안내받고, 자국의 세법과 다른 부분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은 국내 신용카드에 가입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며 "고향에서 가입한 신용카드로도 소득공제를 신청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김 조사관은 "연말정산 때 외국 신용카드로 결제한 내역 영수증을 제출하면 소득공제에 반영된다"고 안내해 교사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서대구세무서는 앞으로도 외국인 대상 세법 안내를 종종 실시할 계획이다. 김효재 조사관은 "영어 사이트를 제공하는 국세청 홈페이지와 달리 홈택스 홈페이지는 한국어로만 제공되는 데다, 연말정산이라는 제도의 존재와 필요성을 모르는 외국인 근로자도 많다. 이들이 국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앞으로도 이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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