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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대구는 변화를 택했다] <3·끝> TK 정치 싹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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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통해 대구경북의 정치권도 재편됐다. 새누리당 일색이었던 대구는 야권 후보 2명과 친여 성향의 무소속 후보 2명이 당선됐다. 경북은 13명 모두 새누리당 후보로 채워졌다. 대구는 정치적 다양성의 씨가 뿌려지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오랫동안 TK를 대표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넘어서 '포스트 박근혜'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숙제로 안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포스트 박근혜의 관점에서 대구 유권자들은 절묘한 선택을 했다. 박 대통령과 갈등 속에 파문된 무소속 유승민 당선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줬다. 박 대통령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놓지 않으면서도 TK 새누리당의 미래로 유 당선자를 선택한 것이다. 그것도 대구 최고 득표율(75.7%)로 당선시켰다.

새누리당의 미래만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야당에게도 기회를 줬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를 예상 외의 압도적인 표차로 선택했다. 김 당선자는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를 꺾으면서 본인의 의도와 별개로 단숨에 더민주의 잠재적 대권 후보 반열에 올랐다. 그 밖에 4선 주호영 무소속 당선자와 3선 조원진 새누리당 당선자 등도 중진 의원으로 향후 지역 정치권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실제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겪은 뒤 지역 정치권은 부산경남(PK)에 비해 TK 의원의 선수(選數)가 크게 낮아지는 것을 우려했다. 국회의원의 힘은 선수에서 나오는 여의도 정치를 걱정한 얘기다. 이 때문에 'TK 정치의 싹을 잘랐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무소속과 야당 후보 당선은 이 같은 우려를 상당 부분 씻었다. 향후 TK 정치 복원을 위해서는 중진의원과 초'재선의원 간 조화와 균형을 통해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TK 우산 속에 안주하던 체질을 바꾸고 수요자인 유권자 중심의 정치로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김우진(37'대구 수성구 시지동) 씨는 "유권자들이 바뀌었다. 과거 새누리당은 바닥 민심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채 기득권적 사고에 머물렀다.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며 "야권 당선자들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흔히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관심과 애정을 먹고 성장하는 나무에 비교된다.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물과 거름을 줘야 하고 계절에 따라 가지치기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큰 나무로 커가듯이 정치인도 유권자의 격려와 건전한 비판 등을 통해 한 발짝씩 성장해 큰 나무가 되는 셈이다. 실제 국회 상임위원장 자격이 되는 3선급 이상 중진의원 한 명을 성장시키는 데도 8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의 성장은 나무 가꾸기와 비슷하다"며 "유권자들도 작은 이해관계나 집착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때론 지역 이익보다 국가적 어젠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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