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통해 여론의 호된 심판을 받은 정치권이 경제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되면서 그동안 각종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던 야당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부와 여당은 달라진 국회 분위기를 고려해 주요 정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야당의 협조를 얻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여야가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꼽는 현안은 경제활성화다. 특히, 버는 돈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야, '경제 챙기는 정당' 이미지 확보 위해 총력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구조조정 청사진을 제대로 제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급여 지급 금액'기간 확대와 전업(轉業) 교육 등 안전망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 스스로 면밀하게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전반적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며 "그에 따라 우리가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책임 공방으로 경제 문제를 챙기지 못하다가 야당이 경제 이슈를 선점하자 부랴부랴 만회에 나섰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3당의 '민생 6자 회담'을 제안했다. 앞서 전날에는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업 구조조정 관련 여야정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이 제안한 여야정협의체에 대해서는 두 야당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여야정협의체 구성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국민의당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에 그칠 게 아니라 거시적인 경제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산업구조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보다 능동적으로 구조 개혁 필요성을 국민께 말씀드리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정협의체 구성 및 관련 법안 처리로 이어지나?
새누리당의 여야정협의체 구성 제안에 정부는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제19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3당 체제의 첫 공조 성과가 나오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큰 틀에서의 경기 회생에는 여야가 모두 동의하고 있지만 각론에서는 정당별로 의견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기업 구조조정에 수반되는 고용 문제와 관련해 19대 국회에서 폐기가 유력해진 노동개혁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20대 국회에서 되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야당은 실업급여 확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두 야당이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게 '총선 민심'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물론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제스처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야권 역시 여소야대로 구성될 20대 국회에서 '실력'으로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데 굳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도한 법안을 여당이 과반인 19대 국회에서 '결론'을 낼 필요가 없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경제 현안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선에서 19대 국회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진검승부는 20대 국회로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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