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인, 장애학생들의 교육 여건이 관심으로 떠올랐다. 각급 학교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행사, 교육이 진행됐다. 비장애학생은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애학생은 다양한 활동, 경험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다.
장애학생들의 감성을 일깨우고 있어 주목받는 '빛솔합창단'과 각 학교, 유치원에서 열린 장애이해교육 등을 소개한다.
◆장애학생 감성 일깨우는 합창단
대구의 특수학급 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최초 합창단인 '빛솔합창단'이 장애학생들의 성장, 발전을 돕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빛솔 합창단은 경북여고, 서부고, 도원고, 대곡고 등 4개 고등학교의 지적장애 특수학급 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2년 전 이곳 학교들의 특수학급 교사들은 감정의 기복이 비교적 적고, 방과 후에는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장애학생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합창단을 구성했다.
담당 교사들은 멋진 합창단으로 키우겠다는 큰 꿈을 갖고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에는 어려움에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여러 학교에서 모인, 20여 명의 서로 처음 본 학생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배현숙 서부고 교사는 "한글을 모르는 경우, 글을 읽을 줄은 알아도 뜻은 모르는 경우, 노래를 끝까지 부르기가 어려운 경우 등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실력을 조율하는 데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그날 배운 노래 부분을 직접 녹음해 주고 끊임없이 듣게 했다. 영어 노래는 영어 발음을 한글로 소리 나는 대로 적어 가사 암기를 도왔다.
합창을 할 때 학생들의 자세와 태도를 교정하는 것도 해결 과제였다.
대부분 장애학생에게는 오랜 시간 집중을 하면서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지휘자를 보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지만 주변에 쳐다보는 사람이 있으면 고개를 푹 숙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방과 후 2시간씩 피나는 연습을 한 끝에 '붉은 노을'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아름다운 나라' 등 학생들이 함께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결국 창단 6개월도 안 돼 참가한 합창대회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가장 먼저 출전한 '제2회 전국지적장애인합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대구시교육청이 주관한 '장애인식개선 콘서트'에 참가, 초청 공연을 한 데 이어 지난해 열린 '제3회 전국 지적장애인 합창대회'에서는 '대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2년간 합창단을 운영하면서 지역 사회단체, 기관들의 도움도 컸다. 처음에는 합창대회에 입고 나갈 합창복을 마련하지 못해 대구지적장애인복지협회에서 옷을 빌려 입고 첫 대회에 출전했을 정도였다. 기부받은 합창복이 부족하자 할 수 없이 비슷한 색의 교복으로 구색을 맞추기도 했다.
한편, 빛솔 합창단 교사들은 대회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는 게 합창단의 목표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그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해주고, 좋아하는 노래를 즐겁게 부르면 그것으로 이미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여긴다.
홍선희 도원고 교사는 "학생들이 여러 사람 앞에서 노래하면서 성취감을 얻고,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통합교육 및 장애이해교육
올해 행복학교로 신규 지정된 산격중은 최근 비장애학생, 특수학급 학생에게 동시에 연극교육을 진행했다.
대인 기피, 사회성 부족 등의 특징을 지닌 장애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에 한 발짝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격중 관계자는 "목표는 하반기 열릴 제1회 대구교육연극축제 무대에 서보는 것이다"며 "비장애학생과 함께 배우고 노력한 결과물을 선보일 것이다"고 했다.
장애'비장애학생 간의 이해를 위해 장애이해교육을 펼친 곳도 있다.
화원꽃뜰유치원은 유아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인식을 형성하고자 지난주 '장애이해교육주간'을 운영했다. 3, 4세 유아들에게 동화책으로 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아들은 직접 안대로 눈을 가리고 점자 책을 봤고, 동영상을 보며 간단한 수화도 함께 배웠다.
또 '말이 없다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몸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말 전달하기' 놀이를 했다. 이날 활동에 참여한 장현식(5) 군은 "몸으로 그림을 전달하는 게 어려웠고, 말을 못하는 건 너무 힘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장애'비장애학생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소통과 어울림'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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