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옥시 제습제 매출 반토막

SNS 등 전방위 불매운동, 표백제도 38%나 감소

살인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빚고 있는 옥시의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들도 앞다퉈 옥시 제품을 매장에서 빼거나 판매 수량을 줄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대형마트에서의 해당 제품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3일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옥시에서 제조한 제습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나 떨어졌다. 옥시 표백제 매출은 38% 줄었고, 섬유유연제 매출은 7% 감소했다.

대형마트 업계가 지난달 옥시 제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판촉행사를 벌였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준 것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표백제와 제습제에서 옥시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해당 카테고리 매출이 동반 하락했다"며 "지금이 옥시 제품들이 가장 많이 판매될 시기인데 여론 때문에 판촉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옥시는 표백제 '옥시크린'과 '옥시크린 오투액션', 제습제 '물먹는 하마', 섬유유연제 '쉐리', 세정제 '데톨'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재 옥시는 가장 많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를 낸 기업으로 지목받으면서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전체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추세다.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판정 피해자 221명 가운데 옥시 제품 사용자는 178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옥시 원인미상 폐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어 옥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옥시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키거나 수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파문에 대한 사회적 도의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와 함께 최근 옥시 제품 불매운동 등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매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주요 가해 기업인 '옥시' 제품을 최소 수준만 진열'판매하기로 했다.

우선 롯데마트는 가장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매장 선반 맨 끝쪽에 진열된 옥시 제품들은 당장 철수시키고, 옥시 제품에 대한 신규 발주도 중단하기로 했다. 매장에는 재고 일부 옥시 제품만 소량 남겨둘 방침이다. 롯데마트 측은 3일 "내부 회의를 거쳐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옥시 브랜드 제품들을 최소 수량만 매장에 남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옥시 제품에 대한 주문을 50% 정도 줄인 상태다. 판촉 행사 매대에서 옥시 제품은 모두 뺐고, 본 매대에서도 진열을 절반 정도 줄였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발주는 매출과 연계해서 진행된다"며 "판촉행사 제외, 진열 축소 등으로 매출이 줄면서 발주 역시 절반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