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교사들, 연극에 빠지다…대구 교단에 부는 교육연극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사들이 조를 이뤄 교육연극의 한 활동을 체험해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사들이 조를 이뤄 교육연극의 한 활동을 체험해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교단에 교육연극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연극은 협동심을 길러주는 것은 물론 학생 개인의 고민을 다독여주면서 창의력 신장과 심리적 안정, 학업 증진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초등'중학교 국어 교과에 연극 단원을 신설했고, 고등학교에는 선택과목으로 연극을 개설했다. 선진국 역시 연극을 학교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내활동, 교수 학습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오는 11월 열릴 '제1회 대구교육연극축제'를 앞두고 학생과 교사들에게 교육연극의 묘미를 서서히 물들이고 있다. 시교육청은 교육연극을 일회성 공연 행사가 아닌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 방식의 하나로 더욱 발전시켜갈 계획이다.

◆교육연극에 앞장서는 대구

지난 3일 오후 6시 대구 달서구 대구교육연수원. 이날은 '대구교육연극축제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의 여섯 번째 시간으로 오판진 서울 용산초등학교 교사가 '교육연극을 활용한 국어 수업'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열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거울 놀이 ▷실과 바늘 놀이 ▷강아지'주인 놀이 등 수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연극 기법을 직접 몸으로 따라 했다. 교사들은 교육연극이 국어뿐만 아니라 실과의 '애완동물 기르기' 단원, 도덕의 '가치 갈등' 수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강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숙 서대구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는 교육연극 거점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뮤지컬 제작에 대한 의욕과 자부심이 넘친다"며 "교육연극이 대구 교육 전반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연극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고 말했다.

대구 교육에 교육연극 프로젝트가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오는 11월 열릴 '제1회 대구교육연극축제'를 향해 달려가는 시교육청의 교육연극 프로젝트는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연극에 대한 인식의 저변을 확대하고 감동, 노력 등 연극적인 요소들을 교육과 삶의 현장에 활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교육부의 교육연극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대구시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교육연극개발원, 교육극단 콩나물이 공동주관한다.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교육청과 전문 극단이 교육연극 보급에 나서는 것은 대구가 전국적으로 처음이다.

교육연극은 연극을 순수 예술로 접근하기보다는 이 시대 교육현장에 필요한 교육 방법으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대 위 공연이 주가 되거나 학생들의 연극적인 끼, 꿈을 발굴하는 스타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의미다. 연극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무대에 오르기까지 관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노력, 무대에는 미처 올리지 못한 이야기 등을 느끼도록 한 뒤 학생들로 하여금 변화와 성장을 유도하는 데 의의를 둔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구 교육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를 전국 교육 축제로 키우고 나서 앞으로는 국제교육연극 축제로 만들어나갈 방법을 마련 중이다"고 했다.

◆연극에 빠진 학생, 교사

교육연극이 대구 교육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자 각 학교,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올해 초 대구시교육청이 교육연극 축제에 참여할 학교 신청을 받은 결과 16개 학교 모집에 모두 31개 초'중'고등학교의 지원이 들어왔다. 시교육청은 이 가운데 지역별로 거점학교, 참여학교를 분류해 9개 군으로 구성했고 이달부터 300여 명의 학생이 교육연극 제작에 참여한다.

기존 학교 연극과의 차이는 2, 3개 학교 학생들이 협력해 뮤지컬을 만든다는 점이다. '연극 동아리' 개념으로 활동해왔던 그동안의 학교 연극보다 확대된 규모다.

이를 위해 교육연극 참여학교에는 교육극단 콩나물 소속 전문 강사들이 학교 현장을 방문해 학생들에게 연극 및 뮤지컬 제작, 분장, 조명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함께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공동작업을 통해 협동과 배려의 덕목을 기르는 교육체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극단' 역시 기대 이상의 호응과 반응을 보였다.

15명 모집에 교장, 교감, 교사 등 4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들은 6월부터 매주 2회 퇴근 후 연습실에 모여 뮤지컬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다. 교사들이 힘을 모아 완성한 뮤지컬은 오는 대구교육연극축제의 개막 무대에 오르게 된다.

정성희 교육극단 콩나물 대표는 "작품 선정, 연기, 노래, 춤에 이르기까지 교원들을 세밀히 지도할 계획이다"며 "교사들이 종합 예술인 뮤지컬 교육의 교육적 효과를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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