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투고] 신천에 빠진 태극기 늑장 처리 유감

지난 8일 어버이날의 일이다. 친지들과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대봉교 위에서 남쪽으로 70m 떨어진 지점의 신천에 태극기가 구겨진 채로 잠겨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태극기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지나던 경찰 순찰차를 보고 다가가서 "태극기가 대봉교 남쪽 신천 뭍에 잠겨 있다"는 것을 알리고 조치를 부탁하였다. 경찰관이 즉시 수성구청 당직실에 연락하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 3시쯤 수성구청 당직실에 전화하여 경찰관의 민원 연락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신천 뭍에 잠겨 있는 태극기를 속히 꺼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당직자는 연락을 취하여 처리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나 대봉교로 가서 태극기가 꺼내어졌는지 확인하였다. 그러나 태극기는 발견 당시처럼 신천 오수에 그대로 잠겨 있었다. 나는 신천 둔치로 내려가 옷을 벗고 신천 오수에 들어가 태극기를 직접 건져서 집으로 왔다.

그 태극기는 아마도 바람에 날려 떨어져 떠내려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대봉교를 지나던 사람들, 신천 둔치에서 운동을 하거나 신천 둔치를 거닐었던 사람들 아무도 신천 뭍에 잠겼던 태극기를 보지 못하였던 것 같다. 그나마 나에게라도 발견된 것이 다행이었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며,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전통이 담겨 있는 숭고한 표지이다. 국민은 태극기를 사랑하고 국기에 대한 존엄성을 가지고 국기에 대한 예절을 바르게 지켜야 한다. 국민 모두의 도리이며 책무이다. 국기사랑은 곧 나라사랑이며, 나라사랑이 또한 국기사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은 태극기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었음에도 책임을 다하지 않은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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