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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1조8천461억→1조6천784억…대구시 '재정위기 탈출'

작년 7월 채무비율 25% 초과, 재정위기 주의등급단체 지정…3호선·SOC 채무 많아

대구시가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통팔달 도로망 등 SOC 사업 분야 및 시민 복리를 위한 투자사업으로 지방재정위기 주의등급단체로 지정됐지만 9개월 만에 탈출에 성공하고, 전국 최고 재정건전성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시가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통팔달 도로망 등 SOC 사업 분야 및 시민 복리를 위한 투자사업으로 지방재정위기 주의등급단체로 지정됐지만 9개월 만에 탈출에 성공하고, 전국 최고 재정건전성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시가 최근 지방재정위기 주의등급단체에서 벗어났다. 재정위기단체 지정 9개월 만이다.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및 채무 관리 노력에 따른 결과다. 올해 1분기 부채는 1조6천7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천461억원보다 1천677억원 감소, 채무비율을 28.8%에서 23.2%로 5.6%p 낮췄다.

◆재정위기단체 지정 왜?

대구시는 지난해 7월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25%를 초과해 부산, 인천, 태백시와 함께 행정자치부로부터 지방재정위기 주의등급단체로 지정됐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채무비율이 부산 28.1%, 대구 28.8%, 인천 39.9%, 태백 34.4%였다.

당시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되자 대구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시철도 건설사업 등으로 많아진 채무를 줄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속적으로 부채를 상환해왔고, 지난해 행정자치부 재정위기 기준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발표로 마치 대구시가 살림을 잘못 산 것처럼 돼 버렸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2009년 38.2%에서 2010년 37.7%, 2011년 35.8%, 2012년 32.6%, 2013년 28.1%, 2014년 28.2%로 계속 줄어들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6%까지 떨어뜨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추경 편성을 통해 채무를 추가 상환하면 채무비율을 25%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었는데 그 직전에 지정'통보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재정위기관리제도는 채무, 금고 잔액, 공기업 부채 등 재정지표가 기준을 벗어난 자치단체를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하고, 자구 노력을 요구하는 제도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가 넘으면 해당 자치단체를 주의 단체로, 40%가 넘으면 심각 단체(재정위기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

◆어떻게 탈출했나

대구시는 재정위기단체 조기 탈출을 위해 재정건전화 및 채무관리에 힘을 쏟아부었다. 연평균 600억원, 5년간 총 3천억원의 채무를 감축하는 강도 높은 채무관리계획(2015~2020년)을 수립하고, 채무 감축에 적극 나섰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순세계잉여금 1천553억원을 채무 조기상환에 투입, 2015년 1분기 대비 채무잔액을 1천677억원 감축하고, 채무비율을 5.6%p 낮췄다.

대구시의 채무 감축 노력은 비단 최근뿐 아니라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2005년 말 2조8천442억원이던 채무를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344억원까지 줄일 수 있었다. 2005년(3조3천725억원)에 비해 2015년 최종예산액(7조6천171억원)이 2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채무는 늘지 않고 오히려 감축돼 더욱 고무적이었다. 특히 2005년 70%에 육박하던 예산대비 채무 비율이 2015년 말 기준 22.6%까지 뚝 떨어졌다.

김종근 대구시 예산담당관은 "대구시의 재정건전화 성과는 채무감축뿐만 아니라 지역발전 및 시민복리를 위한 투자사업과 병행하는 가운데 이루어낸 대구형 채무관리 모델이어서 '성장'과 '안정'을 모두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무 내용도 건전

대구시 채무는 규모가 줄었을 뿐 아니라 내용 또한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적이고 인기영합의 선심성 사업을 위한 채무가 아닌 대부분 도시철도 3호선, 사통팔달 도로망 등 SOC 사업 분야 및 시민 복리를 위한 투자사업으로 채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첨단산업단지 등 성장잠재력이 있는 신산업과 시민 복리를 위한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 공원시설 개발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다른 시'도와 비교해도 대구시 채무의 건전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011~2015년까지 최근 5년간 채무 잔액을 살펴보면 대구의 감소 규모가 가장 크다. 서울, 인천, 광주, 대전은 이 기간 동안 채무 잔액이 증가했지만 대구와 부산, 울산은 감소했는데, 대구의 감소액은 2천814억원으로 부산(1천815억원), 울산(565억원)을 압도했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도 대구가 가장 많이 줄었는데, 2015년 말 채무비율이 2011년 말 대비 13.19%p 감소해 다른 시도에 비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앞으로의 채무 관리는

대구지역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채무를 지속적으로 감축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해마다 5개년 채무관리계획을 수립해 상환액 대비 발행액을 축소했고, 순세계잉여금 30% 이상을 기금으로 적립, 지방채 상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또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지방채를 발행하되 신규발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전시성'행사성 사업은 엄격히 통제하고, 경상경비를 삭감하는 등 긴축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의 재정건전화 전망도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6년도 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18년까지 채무비율을 10%대로 낮추고, 2020년까지 3천억원의 채무를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도시철도 등 대규모 SOC 사업이 마무리 돼 단기적으로 재정압박 요인이 적고, 지방채상환기금을 통해 채무상환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면 계획대로 채무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성장 동력 산업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면서도 채무 감축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높여 행정자치부 및 다른 시'도가 주목하고 벤치마킹하는 대구형 채무관리 모델을 확고히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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