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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패로 끝난 경북 풍력발전, 신규사업 고민 계기돼야

경북도는 지난 1999년 11월과 2001년 8월에 각각 울릉도와 포항에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잦은 고장과 계속된 운영 손실 때문이다. 국내 첫 풍력발전기라는 기록과 함께 관심을 끈 이들 풍력발전기는 당초 기대 효과는 차치하고 철거로 사업비만 낭비한 실패 사업이란 오명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울릉도 북면에 13억5천만원을 들여 첫선을 보인 풍력발전기는 낮은 생산 전력의 품질로 운영 1년 만에 운전이 중단된 뒤 정상 가동되지 않은 탓에 수익 기대는 아예 접었다. 12억7천만원으로 포항 남구 호미곶에 세운 풍력발전기 역시 1년에 한 번꼴로 고장에 시달렸다. 수리도 수입국인 덴마크 현지 기술자가 하는 구조여서 기간이 4개월 걸리고 비용도 4억2천만원이었던 반면 수익은 4억5천만원에 그쳤다. 단순 계산해도 12억4천만원의 손실인 셈이다.

두 풍력발전기는 둘수록 돈 먹는 하마와 같다. 도는 국'도비 등 26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고 게다가 만만찮을 추가 철거 비용도 떠안게 됐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경북도가 풍력발전기 사업의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데 있다. 전시효과만 노렸다는 비판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 경북도가 자초한 결과나 다름없다.

이들 사례는 최근 대구경북 곳곳에 들어섰거나 추진 중인 같은 사업의 거울로 충분히 삼을만하다. 특히 사업 실패에 대한 반성과 함께 사업 추진에 대한 배경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왜냐하면 실패 행정에서도 배울 일은 분명 있어서다. 아울러 늦었지만 경북도는 이번 철거 과정에서 이를 재활용할 방안은 없는지 모색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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