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화합 꽃 못 피운 5·18 기념식

박 대통령 올해도 모습 안 보여…황교안 총리 정부 대표로 참석

5'18민주화운동 36주년을 맞은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윤장현 광주시장 등이 영호남 대통합을 기원하며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5'18 정신으로 국민화합 꽃피우자'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정부 주요 인사와 5'18 희생자 유족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과 5'18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순으로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번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황 총리는 기념사에서 "우리는 5'18 정신을 밑거름으로 삼아 사회 각 부문에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데 힘써 왔다"며 "이러한 성취를 바탕으로 국민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성숙한 선진사회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념식을 앞두고 논란을 빚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기념식을 주관한 국가보훈처의 결정대로 광주시립합창단과 스칼라오페라합창단이 합창하고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따라 불렀다. 기념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가운데 야권 인사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지만 황 총리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지도부는 총출동해 '호남 적통' 경쟁을 벌였으며 새누리당에선 정진석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방식 유지 결정을 주도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기념식에 참석하려다 유족들의 항의를 받고 기념식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한편 이날 오후 대구시와 광주시는 광주문화재단에서 달빛동맹 민관협력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치권에서 미처 이루지 못한 영호남 화합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성사시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