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일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을 잊게 된다. 번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어떤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좋은 현상이지만, 때로는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한다. 공부며 책읽기에 열중하거나 무엇을 탐구하는 데 열중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이나 도박 같은 데 열중하면 살림이 거덜 나거나 몸을 망치게 된다. 근자에 들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난 몹쓸 짓을 한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생각이나 행동이 단순하다. 무엇을 하다가도 이내 싫증을 내기 일쑤이다. 그만큼 끈기 있게 버티지 못한다. 공부는 말할 것도 없고, 놀이나 꽃밭 가꾸기 같은 일도 오랫동안 계속하지 못한다. 조금 하다가는 치워버리고 다른 것을 찾아 나선다. 가끔 이발소에 데려가면, 의자에 앉아서 그동안을 참지 못해 손발을 흔들거나 몸을 비틀기도 한다. 그런데 만화책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푹 빠져든다.
나이 든 사람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을 꾸준히 하지 못하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사람이 있다. 어렵사리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과를 수시로 바꾸거나 심지어 자퇴하고 재수의 길을 선택한다. 직장에서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선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한 가지 일을 끝까지 꾸준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바둑 두는 기사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어린 나이에 입문하여 평생에 걸쳐 외로운 자기와의 싸움을 이어간다. 한 판의 바둑을 위해 혼신의 기운을 쏟아놓는다. 그렇게 바둑을 두다가 피를 토했다는 '吐血局(토혈국)'의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오로지 한 수를 위해 바둑판을 응시하며 깊은 수 읽기를 거듭한다. 그래서 최고의 급수인 9단을 일러 신의 경지에 든다는 뜻으로 '入神(입신)'이라 부른다.
불가의 스님들 삶은 또 어떤가. 처음 출가하면 절집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 된다. 그러다가 공부를 하게 되면, 하나의 화두를 들고 헤아릴 수 없는 숱한 날들을 매달린다. 더러는 깨우침을 얻기 위해 문이 없는 이른바 '無門禪院(무문선원)'에 들어가 용맹정진을 계속한다. 보통사람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절로 머리가 수그러진다.
1970년 小史
▷박정희 대통령 8'15 선언=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제25주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통일에 대한 8'15 선언을 발표하고, 남북 간 선의의 경쟁'평화적 통일 제창, 자립 경제'자주 국방'민족의 단결'힘의 집중을 통한 민족중흥을 이룩하자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개통=경부고속도로(고속국도 제1호선)는 부산광역시 금정구를 기점으로, 서울시 서초구를 종점으로 하는 고속도로로 1968년 2월 1일에 기공해 1970년 7월 7일 완공했다.
▷와우 아파트 붕괴=1970년 4월 8일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산1번지에 위치한 와우지구 시민아파트 한 동(총 5층)이 부실공사로 무너져 33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다쳤다. 아파트 잔해가 아파트 아래에 있던 판잣집을 덮쳐 잠자고 있던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총 사망자 34명, 부상자 4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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