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세돌·상훈-프로기사회, "대화로" 큰 틀 합의

이세돌·이상훈 9단 형제와 프로기사회가 '불합리한 정관 조항'을 둘러싼 갈등을 "대화로 잘 풀어보자"고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세돌 9단의 친형인 이상훈 9단은 2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양건 프로기사회장과 잘 대화했다. 서로 공감하는 부분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문제를 대화로 잘 풀어보자고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 형제는 "탈퇴한 회원은 한국기원 주최·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고, 회원의 대국 수입에서 3∼1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프로기사회의 정관 조항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17일 기사회에 탈퇴서를 냈다.

이들은 이 외에도 기사회 정관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건 회장을 비롯한 기사회 대의원은 19일 회의를 열어 이세돌 9단 형제와 대화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맥심커피배 시상식 후 대화 시간을 가졌다.

양건 회장은 이번 탈퇴 건으로 불거진 문제를 다음 달 2일 기사회 총회 안건에 부치기로 했다.

이상훈 9단은 "총회 결과를 기다릴 것이다. 그전에 양건 회장과 몇 차례 더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사회도 잘못된 점이 있다면 대화로 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합리적인 선에서 풀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세돌 9단은 시상식 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기사회 정관에 문제점이 많다. 대화로 풀어나갈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겠나.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에 회의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또 "정관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치다시피 해야 한다", "지금의 기사회를 와해시키고 새로운 기사회를 만드는 것도 방법" 등 강경 발언도 내놓았다.

이 점을 고려하면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합의한 것은 큰 진전으로 비쳐진다.

기사회를 비롯한 바둑계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 이후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부 갈등으로 열기가 사그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세돌 9단 형제 탈퇴 이후 상금 상위 랭커 기사들의 연쇄 탈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이세돌 9단과 기사회 중 어느 한 쪽이 한발 물러서거나 양측이 절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혹은 총회에서 프로바둑기사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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