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궁지에 몰린 '옹달샘' 3인방

유세윤'유상무'장동민 등 개그 트리오 '옹달샘'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유세윤의 음주운전 자수 사건을 시작으로 잊을 만하면 한 명씩 번갈아가며 잡음을 일으켰다. 이번엔 타 멤버들에 비해 조용했던 유상무가 문제적 인물로 떠올랐다. 그것도 가장 수위가 높은 성폭행 건이다. 한 여성이 유상무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하면서 불거진 일. 유상무가 결백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 여성은 신고를 취소했다가 재차 고소를 반복하며 대치하고 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유상무의 '진짜 여자친구'를 자처하는 또 다른 여성이 나타나 유상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앞서 장동민이 과거 옹달샘 멤버들과 진행했던 팟캐스트 방송 내용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최근에도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한부모가정 자녀'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터. 이쯤 되면 자기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유상무, 석연찮은 성폭행 논란

유상무의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18일이다. 당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상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사건이 알려진 후 유상무는 이 여성을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밝혔다. 또한, 술을 마신 뒤 모텔로 가 성관계를 가지려고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되 여자친구가 거부해 아무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점으로부터 5시간 반 정도가 지난 뒤 이 여성은 경찰에 전화해 신고를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점에 유상무 측은 "술을 마시고 벌어진 단순 해프닝"이라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여성은 약 한 시간 후 또다시 경찰에 유상무를 고소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또한, 유상무와는 몇 차례 만났을 뿐 교제하는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귀는 사이'라는 유상무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유상무와 이 여성은 SNS를 통해 알게 됐으며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술자리를 가지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상무가 자신의 개그 프로그램 녹화장에 이 여성과 친언니를 초대했으며 술자리에는 유상무 외에도 동료 개그맨들이 함께했다. 새벽 무렵 유상무와 이 여성이 술자리에서 나와 모텔로 갔는데, 이때 여성이 정신을 잃거나 상황 판단을 못 할 정도로 취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 막론하고 유상무 연예인 활동에 치명타

일단 경찰이 입수한 CCTV를 봐도 이 여성과 유상무가 모텔로 들어가기까지 눈에 띄는 문제는 없었다. 두 사람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이 과정에 강제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말. 그러나 이 여성이 신고 이후 취소를 하고 다시 번복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석연찮은 점이 많다. 당사자들 간에 물밑 거래가 있었고 성사되지 않아 일이 확대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둘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누가 억울한 입장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경찰 수사가 진행된 후 법정으로 넘어가 공방을 펼치고 이후 결론이 어떤 쪽으로 나오든 결국 유상무의 연예인 활동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한 사실이다.

앞서 유사 논란에 휩싸였던 주병진이나 박시후, 가장 최근의 이병헌 역시 관련 사건으로 인해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그나마 박시후나 이병헌의 경우엔 연기활동을 하는 배우라 작품 속에서 좋은 캐릭터를 맡아 면죄부를 거머쥘 가능성이 있었지만 유상무는 상대적으로 더 힘든 입장이다. 사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된 개그맨이 어찌 대중 앞에 나서 아무렇지 않게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유상무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 제작진도 난감해졌다. tvN '코미디 빅리그'와 '렛츠고 시간탐험대'의 부담이 커졌고, KBS의 새 예능 프로그램 '외개인' 측은 유상무 사건이 불거진 후 예정됐던 방송 일정을 연기했으며 제작발표회도 취소했다.

◆또 다른 여자 등장 "내가 유상무 여자친구"

이미 사생활이 문란한 연예인으로 인식돼 문제가 커졌는데 또 한 방의 치명타가 유상무에게 날아왔다. 또 다른 여성이 등장해 "내가 진짜 유상무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여성은 사건 발생 후 사흘째 되던 21일 한 온라인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 여성은 그동안 유상무와 주고받은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공개했다. 여느 연인들과 다름없이 수많은 문자가 오갔으며 닭살 돋는 간지러운 문장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문제의 술자리'가 이어지기 전 이 여성에게는 '일 관련 미팅'이 있다고 둘러댔다. 사건이 알려진 후에는 '미안하다'는 내용의 짧은 문자를 남긴 후 대화가 단절된 상태였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여성이 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상무와 연락을 주고받은 후 만나게 됐고, 이번 성폭행 논란의 또 다른 여성 역시 같은 루트를 통해 유상무와 만났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유상무의 여자친구를 자처한 여성은 "이성을 유혹하는 그 사람만의 패턴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정황만 따져보면, 유상무는 이 여성에게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던 상태에서 또 다른 여성을 만나 하룻밤을 보내려다 실패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내부에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현재 드러난 팩트만 놓고 봤을 때 유상무는 도덕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치명적 위기 맞은 '옹달샘'

처음엔 해프닝이라 생각했다가 이후에는 '미운털이 박혀 괜히 내몰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쯤 되면 결국 옹달샘 3인의 미숙한 자기 관리 및 사고 능력, 그리고 연예인으로서의 자세와 대중을 대하는 태도를 탓할 수밖에 없다.

사실 트리오 '옹달샘'은 각 멤버들에게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면죄부를 얻었다. 유세윤이 자발적으로 경찰서로 들어가 음주운전 사실을 털어놨을 때는 '유세윤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살인적인 스케줄과 중첩된 스트레스로 인한 돌발행동이라고 이해하며 넘어가는 이들이 많았다.

장동민이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을 무렵 그 특유의 '막말 개그'가 수차례 잡음을 일으켰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에는 과거 옹달샘 멤버들과 함께 진행했던 팟캐스트 방송 내용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여성 비하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이때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장동민의 '센 캐릭터'를 이해해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장동민이 '스스로 넘어서야 할 벽'에 대한 조언까지 나왔다. 방송계에서도 장동민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장동민을 심판하는 잣대가 가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여론이 조용해질 때까지 장동민을 기다리고 지켜줬다. 최근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한부모가정'을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해당 코너를 없애는 수준에서 매듭지었다. 이처럼 방송계는 '옹달샘'을 경쟁력 있는 예능인으로 인정하고 감싸 안았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유상무가 저지른 일을 두고 '사생활일 뿐'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웃음을 전파해야 하는 개그맨이 도덕적 논란의 중심에 서 '비호감'이 됐으니 이보다 난감할 수가 없다. 수소폭탄급 사고를 치고 만 유상무로 인해 나머지 '옹달샘' 멤버들도 함께 궁지에 몰리게 됐다. 벌써 수차례 아웃 위기에서 부활했지만 이번에는 출루가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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