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硏 원장, 임기 만료 하루 전 간부 보직인사 논란

기획경영실장 등 5명 기습 단행…노조 "이사장이 원장 싸고 돌아 박 이사장 책임지고 사퇴"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 김충환 전 원장이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기획경영실장 등 5명의 주요 보직 인사를 기습 단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연구노조)은 이사장이 이런 원장을 감싸고 돌았다며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전 원장은 임기 만료일(20일)을 하루 앞둔 19일 기획경영실장(전 연구개발본부장), 패션사업팀 팀원(전 기획경영실장), 연구개발본부장(전 연구개발본부 팀원), 전략기획팀장(전 창조혁신TFT 팀장), 경영관리팀장(전 경영관리팀장'전략기획팀장 겸임)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23일 연구노조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파행운영에 대해 박동준 이사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연구노조는 "최근 기획경영실장에 발령 난 인물은 과거 직원특혜 채용문제로 제2대 원장에 선임됐다가 사퇴한 인물"이라며 "지난 1월 인사 때 전략기획팀장직을 면했던 인물을 아무런 사유 없이 기획팀장으로 재임명하고, 팀장도 아닌 팀원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파격 인사 조치한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고 했다.

연구노조는 또한 박동준 이사장에 책임을 물어 퇴진을 요구했다. 연구노조는 "패션연 박동준 이사장은 김 전 원장에게 어려운 재정 상황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았다. 자의로 물러나려는 김 전 원장의 사직서도 반려하며 임기를 채우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연구원의 파행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의 시작은 바로 박 이사장의 퇴진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패션연에서 이 같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연구노조는 "원장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원장을 앞세워 이권을 챙길 수 있는 이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사회 가운데 이사장과 당연직 이사(산업통상자원부 국장, 대구시 창조경제본부장,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 3명, 상근이사(원장)'감사 2명을 제외하면 선임직 이사는 모두 14명. 이들 중 대학교수 1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패션'봉제업체를 운영하는 인물들이다. 이사진 중에서 외부 인사 비율이 낮다 보니 뜻 맞는 이사 몇 명만 뭉치면 업계의 이권을 챙길 수 있다고 연구노조는 주장한다.

이에 대해 패션연 박동준 이사장은 "원장이 퇴임 직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잘못된 인사를 되돌린다는 목적으로 이사회와 논의 후 인사를 결정했다"며 "기존 이사진 구성은 이미 패션'섬유'침장'봉제 업계에서 인정받은 인물이 패션업계를 모르는 인물보다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사회에 공석이 생긴 만큼 앞으로 외부 인사를 늘리는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패션연 원장추천위원회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차기 원장을 선정, 산자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