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통합 이끌 지도자 필요"…'대권 도전' 띄운 반기문

"내년 1월1일 한국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 다할 생각" 대선 출마 적극 검토 시사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제주포럼 만찬 참석을 위해 25일 오후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도착해 마중 나온 원희룡 제주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하고, 한국에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고 밝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이날 오후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 총장은 첫 일정으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가진 간담회에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반기문 대망론'을 염두에 둔 듯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년 1월 1일이면 한국사람이 된다"면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반 총장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할 역할을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반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이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뒤 대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 총장의 발언은 지난 18일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임기가) 아직 7개월이 남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밝힌 것에 비해 훨씬 진전됐다는 평가다.

반 총장은 또 "사실 국가(한국)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누군가 대통합을 선언하고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대통령을 한다, 이런 것은 예전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지금 현재는 소명을 성공적으로 맡다가 여러분께 성공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게 바람직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국제회의 등 각종 계기로 7번 만난 사실과 관련해 "제가 7번을 만났다고 하는데 다 공개된 장소이고, 회의가 있어서 간 것"이라면서 "그런 것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에 기가 막힌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대해 반 총장은 "고위급 간에 대화채널을 열고 있다"면서 "남북 간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