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7일 경북 안동을 방문하며 'TK(대구경북) 끌어안기'에 나섰다.
특히 이날 방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안동행(行)을 이틀 앞둔 시점에 이뤄져 관심이 집중됐다.
반 총장이 '친박계 대권주자'로 나설 경우 여권에서 충청-영남 연합 구도가 형성되리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이 이 같은 흐름을 견제하며 영남에서 야권의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이날 안동에서 영남이 보수적인 지역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개혁세력 결집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인 임청각을 찾아 "안동이나 유교라고 하면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안동지역에서는 독립운동이 활발했다"며 "(이들은) 혁신유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주 선생께서 항일운동으로 멸사봉공을 하셨는데,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행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영남 지식인들이 누구보다도 먼저 개혁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문 전 대표 측은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정조가 퇴계 선생을 추모하며 과거시험 중 지방별과를 치렀던 시사단도 둘러보면서 "이곳이 정조의 개혁정치가 시작된 역사적 현장"이라며 영남의 개혁정신을 거듭 환기시켰다.
문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때 진행된 4대강 사업 현장인 내성천을 방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내성천은 천혜의 경관과 모래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영주댐건설로 훼손 논란이 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남의 개혁세력 및 야권 지지층을 결집,사실상 대선 경쟁자로 떠오른 반 총장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날 안동 방문만 해도 퇴계학파와 영남학파 등 안동의 '두 뿌리'를 아우를 수 있도록 일정을 짠데다,항일운동 역사에서부터 환경 이슈까지 모두 돌아보는 등 '조용한 방문'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가 많다.
문 전 대표는 오는 28일에는 부산시당이 주최하는 '더불어 당원가족 산행대회'에도 참석해 금정산을 오르기로 하는 등 영남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표 측은 반 총장 일정이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계획했던 일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일정은 지역 낙선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달 전부터 꾸준히 조율해 온 것으로,반 총장과는 관련이 없다"며 "멸사봉공,개혁정치의현장을 찾는다는 순수한 목적으로 이뤄진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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