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험한 가덕도, 떼쓰는 부산] 자칫하면 충돌…하늘도 바다도 안전하지 않다

영남권 신공항 6월 선정

부산시는 영남권 신공항 가덕도 후보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덕도 입지 주장 논리도 그럴 듯하게 포장했다. 해상에 건설하는 공항이어서 안전하고, 소음 등 피해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으며 활주로를 1본만 만들면 돼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또 가덕도에 있는 봉우리인 국수봉을 완전 절토하기 때문에 거치적거릴 인공 장애물이 없다는 게 부산의 논리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고정장애물이 아닌 장애물이 너무 많아 상당한 항공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공역 중첩

공항 후보지로 가덕도가 가장 위험한 것은 공역 중첩이다. 가덕후보지 경우 김해공항 및 진해비행단과 입'출항로가 교차하기 때문에 동시 운항이 불가능해 국제공항 기능에 한계가 있다. 실제 가덕후보지 경우 김해공항으로부터 22㎞ 떨어져 있어 관제공역이 중첩되고, 비행 제한구역(R100)과도 중첩된다. 게다가 일본 공역과도 47㎞밖에 떨어지지 않아 선회'회항 등을 할 경우 일본 공역을 넘어갈 우려도 있다.

◆철새와 충돌

가덕후보지는 대규모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와 북동쪽으로 1㎞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이들 조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가덕 활주로와 조류 이동 방향이 교차해 항공기 안전 운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곳 도래지엔 전국자연환경조사서에 따르면 16목 49과 247종(법정보호종 44종 포함),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에 따르면 103종 2만8천423개체가 왕래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실제 활주로 방향이 동서 방향인 반면 조류 이동은 남북 방향이어서 교차 이동에 따른 충돌 우려가 크다. 이는 지난 2011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에서 실제 지적한 사실이다.

◆대형선박 등 충돌 우려

항공전문가들은 가덕후보지 서쪽 끝단과 선박이 이동하는 가덕수로가 1~3㎞ 정도로 가까워 항공기 운항 안정성을 저해하고 선박 이동에도 장애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또 장애물 제한 표면 기준 고도제한은 49~89m인데 반해 이러한 고도제한을 초과하는 선박 운항이 적잖아 사고 위험이 늘 도사린다는 지적이다. 실제 높이 53m에 달하는 LNG 선박이 월 24차례 이상, 삼성중공업 및 STX조선 등 57~60m에 달하는 15만t 이상 대형선박도 연간 318선 정도 이곳을 지난다. 해양플랜트도 높이가 110m 이상, 해상크레인도 73m 이상이어서 항공기와의 충돌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가덕도에 공항이 만들어지면 가덕후보지 동쪽에 있는 선박 정박지(묘박지)의 이전도 불가피해진다.

◆태풍 등 자연재해 취약

가덕후보지는 외해에 위치한 탓에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하다.

실제 해안공항인 샌프란시스코(2013년), 센다이(2011년) 공항에서 항공기 방파제 충돌, 쓰나미 피해 등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가덕도 경우 해마다 태풍 3.1회, 지진 평균 47.7차례 정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해상공항 건설이 세계적 추세라는 부산의 주장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 20대 국제공항(교통량 기준) 중 LA공항을 제외한 19개가 내륙에 입지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건설된 국제공항 주부'광저우'도하'아테네공항 등 6개 중 5개가 내륙에 지어졌다. 유일한 해상 매립공항인 일본 주부국제공항(2005년)도 외해가 아니라 이세만 내해에 위치해 있다.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 4개 시도는 "해상공항은 기본적으로 자연재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외해에 공항을 짓겠다는 것은 항공 안전을 고려할 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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