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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반대하는 6억짜리 수중촬영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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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9월 독도서 행사 강행…울릉군·전문가들 "예산 낭비"

경북도가 수억원의 예산이 드는 '울릉도'독도 국제수중사진촬영대회'를 울릉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는 9월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울릉도와 독도에서 '울릉도'독도 국제수중사진촬영대회'를 올해 처음 열 계획이다. 이 대회는 경북도가 올해 초 밝힌 '일본의 독도 도발에 맞서 해외 홍보와 독도교육체계 개선을 통한 장기 대책' 중 하나다.

대회엔 해외 15개국 수중사진작가 30명과 국내작가 30명 등 모두 60명이 참가해 3개 부문에서 실력을 겨룬다. 국제부와 국내부 각각 12명씩 모두 24명을 뽑아 시상한다.

예산은 총 6억원이다. 국비는 4억2천만원. 나머지는 경북도가 1억2천600만원, 울릉군이 5천400만원씩을 각각 부담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회를 통해 독도 생태 및 수중환경 자료를 축적하고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공감대를 세계인과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울릉군 주민과 전문가, 심지어 울릉군청 직원까지 경북도의 이런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경북도의 해명처럼 작품집이나 유튜브, SNS를 통한 해외 홍보를 위해서라면 국내작가만으로도 충분한데도, 막대한 돈을 들여 소수의 해외작가를 초청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70명 규모의 국내 대회로 치렀던 지난해 예산은 올해 15분의 1 수준인 4천만원이었다. 해외작가 30명을 초청하기 위해 올해는 5억여원을 들인다.

이 행사의 공식 주최 기관은 울릉군이다. 그러나 실제로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수중과학회와 후원 기관인 경북도가 함께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했다. 한국수중과학회는 이 행사를 해당 학회의 올해 주요 사업에 포함해놨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이번 대회를 두고 경북도가 특정 단체에 예산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선심성 행사란 이야기도 나온다.

울릉군은 지난해 경북도의 행사 계획 검토 요청 당시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군은 원하지도 않은 이 행사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5천만원이 넘는 예산만 쓰게 됐다. 울릉군에서 가장 규모가 큰 행사인 오징어축제도 전체 예산 규모가 1억원에 불과하다.

경북도는 지방재정법이 명시한 경북도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이 행사를 준비해오다 논란이 일자 최근 경북도투자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울릉의 한 주민은 "최근 독도 연안의 갯녹음(바다 사막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독도와 관련한 일회성 행사를 자제하고 독도 생태계를 보존할 재정 투입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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