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범' 오명 탓 인가…고등어 가격 20% 하락

소비자가격 1마리당 2천원대, 출어 열흘 안돼 500원 이상 뚝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고등어 몸값이 폭락하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고등어 소비자 가격은 1마리당 2천949원을 기록했다. 올해 금어기(고등어를 잡지 못하는 기간'4월 20일~5월 20일)가 끝나고 첫 출어일인 지난달 26일 3천451원하던 고등어 가격이 열흘도 안 돼 500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이 기간보다도 가격이 20%가량 떨어졌다. 자율 휴어기(2015년 5월 2~31일) 이후 첫 출어일(2015년 6월 8일)의 고등어 가격은 4천93원이었고, 일주일 후 가격은 3천696원이었다.

어획량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집에서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3일 환경부는 실내 미세먼지 조사결과 집 안에서 고등어를 구우면 미세먼지가 나쁜 날보다도 30배 이상 농도의 미세먼지가 배출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가격 하락이 미세먼지 발표 때문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언론을 통해 고등어가 미세먼지 유발자인 것처럼 알려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걱정했다.

이에 부산지역 고등어 생산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고등어의 90%가량이 유통되는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품종별로 다르지만 고등어 경매낙찰가가 며칠 사이 절반가량 폭락한 날도 있었다. 공급량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갑자기 가격이 떨어지는 건 걱정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해수부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부의 발표에는 고등어 조리 시 환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고등어의 소비 감소 우려 등이 제기되는 만큼 앞으로 고등어 가격 및 소비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