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역 신공항 후보지 갑론을박
서울 언론 TK·PK 대립으로만 보도
입지에 대한 객관적 사실 조사 급선무
경남·울산 지역민 여론도 반영해야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지방자치제도가 성숙해짐에 따라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국가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의사결정들이 표류하고 있다. 특히 영남지역을 후보지로 추진되는 신공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 배치 지역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무성하다.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리라 예상되는 신공항은 지역의 주민, 시민단체 및 언론이 앞다투어 백가쟁명식의 다양한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에 기반한 국회의원들은 이참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만고의 역적이라도 될 듯한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반대로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우리 지역으로 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며 이런저런 주장과 억측을 늘어놓고 있다.
님비(NIMBY)는 '내 집 뒷마당은 절대 안된다'Not in My BackYard'라는 영어 구절의 각 단어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이다. 늘어나는 범죄자, 산업폐기물, 핵폐기물 등 각종 사회 병폐를 수용하거나 처리할 시설물을 설치하려 할 때마다 해당 지역주민들이 거센 반발을 보이는 현상을 정의하는 말로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교도소나 방사능 오염 쓰레기처리장 같은 시설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시설들이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자기 주거지역에 들어서는 데는 강력히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로 자기 중심적, 공공성 결핍 증상이다.
1985년 당시 과학기술처가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건립 계획을 처음 발표한 지 29년 만인 지난 2014년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 허가를 얻어 2015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되고 있는 경주 방폐장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결정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고, 경주 지역에 다양한 재정 지원과 지역개발 혜택이 부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폐장 유치를 수용한 경주 시민의 대승적 결단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한편, 핌피(PIMFY)는 '제발 내 앞마당으로 오라'Please in my front yard'는 구절의 약어로 수익성 있는 사업을 내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지역 이기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체육'문화시설, 터미널, 대기업, 유통센터 등 경제적 이익이나 주민생활에 편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시설을 적극 유치하려는 선호 현상이다.
호남고속철도 노선을 놓고 대전시와 충남도가 대립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핌피로 인한 극단적인 갈등이 초래될 경우에도 중복투자에 따른 예산 낭비가 초래되고, 시설이 건립된 이후에도 여러 부작용이 속출한다. 서울에서 익산이나 광주로 KTX를 이용하여 출장을 갈 경우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는 표를 꼭 예매해야 한다. 용산에서 1시간 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익산을 서대전을 거쳐 가느라 굳이 2시간이나 기차 속에서 보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님비와 핌피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이를 한 지역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신공항이 건립되면 응당 공항을 체계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대공방어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공항 건립지로 확정되는 지역에는 최소한 사드 배치가 최우선적으로 검토되는 것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 이로운 것만 차지하고, 만에 하나라도 피해가 생길 것으로 우려되는 것을 멀리하겠다는 것은 '놀부 심보'와도 같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되는 신공항 입지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관계의 확인과 검토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서울지역 언론은 TK와 PK 지역 간의 대립으로 묘사하고 있는 바, 과연 경남과 울산의 국회의원과 지역민들은 신공항 입지로 어느 지역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와 결과 발표가 필요하다. 또한, 영남의 다른 지역은 차치하고라도 부산의 해운대를 기점으로 밀양과 가덕도에 이르는 소요시간이 얼마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도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면 금세 이루어질 수 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가 즐비한 도로를 통해 영남권 허브공항으로 가는 길에서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추느라 위험한 운전을 하느니, 차라리 KTX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곧장 가는 일이 다음 10년에는 제발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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