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불복 선언하겠다는 서병수 부산시장, 제정신인가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서병수 부산시장은 8일 "정부의 신공항 용역이 불공정한 것으로 드러나면 최종 입지 발표 전이라도 불복 선언을 하고, 독자적인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또 서 시장은 "정권의 실세들이 대구 쪽에 많이 있는 것 아니냐. 연구 용역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턱도 아닌 주장을 했다.

서 시장의 발언은 라디오방송과 부산의 일간지 인터뷰에서 나온 것이지만, 도저히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수장이 한 것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서 시장은 '불공정한 것으로 드러나면'이란 전제를 달긴 했지만, 신공항을 가덕도로 결정하지 않으면 정부 결정에 따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거기다 정부 결정과는 별개로 부산시 독자적으로 민자를 유치해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겠다고 하니, 정부에 대해 협박을 하는 것인지, 어깃장을 놓는 것인지 황당할 뿐이다.

서 시장은 가덕도 우위론을 펴면서 대구경북 인사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 시장은 "정권 실세는 대구경북이고, 국토교통부 정책 라인에 대구 출신 인사들이 많이 포함돼 있으니 그래서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런 의구심을 부산 시민들이 갖고 있다"고도 했다. 아무리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고 싶다지만, 광역단체장이라는 분이 증거도 없고, 확신도 없는 유언비어식의 발언을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서 시장은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모여 '정부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일임하고 과도한 유치 경쟁을 금지하자'는 합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기 바란다. 당시에는 서 시장 본인이 참석해 그렇게 합의해놓고, 이달 말 용역평가 발표를 앞두고는 비상식적인 발언과 행동을 일삼고 있으니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서 시장은 출마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유치 실패 시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한다. 서 시장의 급한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식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이 옳다. 국책사업을 두고 광역단체장이 이런 무책임한 행보를 보인다면 앞으로 정부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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