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공항 입찰자 '0'…개항 2년 늦어질 듯

바다 메우는 돌 육지서 수송, 건설업계 "수익성 낮다" 포기

울릉공항을 비롯한 울릉도의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없다'며 입찰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될 위기가 닥친 것이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은 14일 "울릉공항 건설공사와 관련, 입찰 적격심사를 위한 사전심사 신청을 마감한 결과 신청 기업이 없어 유찰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울릉공항 건설공사 입찰이 최근 유찰되자 지난달 30일 다시 입찰 공고를 했다. 애초 입찰참가 적격자인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입찰을 포기한 탓이다.

이들 건설사는 활주로 건설을 위해 바다를 메우는 데 사용할 돌을 육지에서 들여와야 해 사업비가 600억∼800억원 더 들 것으로 판단했다. 공항 예정지 인근 가두봉에서 절취하기로 한 매립석은 강도가 기준에 미달했다.

건설업계는 돌 운송비 등을 포함하면 공사비가 1천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울릉공항의 총공사비는 2천869억원이다.

국토부는 재입찰 공고를 통해 이날까지 입찰 적격심사를 위한 사전심사 신청을 받아 8월 중 입찰참가 적격자를 선정하고 12월 최종 낙찰자를 결정해 2017년엔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공항을 건설한다는 목표는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국토부가 사업 추진 방향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비 재산정을 위한 기본설계 일정으로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기본설계에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항도 당초 2020년에서 최소 2년 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울릉공항은 울릉읍 사동리 앞바다 23만6천여㎡를 매립해 50인승 내외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너비 30m 길이 1천200m 활주로와 연면적 3천500㎡ 규모의 2층짜리 여객터미널을 갖출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울릉(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 입찰도 최근까지 세 차례 유찰됐다.

울릉군에 따르면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울릉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와 관련해 지난달 조달청을 통해 공사입찰 재공고를 했으나 포스코건설을 대표사로 하는 1개 컨소시엄만 참가서류를 제출, 경쟁입찰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유찰됐다.

울릉항 2단계 접안시설 공사는 해군'해경 부두가 포함된 민'군 복합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수익성을 우려해 관련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조만간 재공고를 통해 다시 한번 입찰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새로운 기업이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1년 가까이 착공이 늦어진 상황에서 네 번째마저 유찰된다면 이 공사는 장기 표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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