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레슬링 선수 후원하다가 경기 보는 재미에 빠졌죠"

김성호 오무전력합자회사 대표

'레슬링 후원'에 남다른 관심을 둔 오무전력 김성호(가운데) 대표가 경북공고 이종환(왼쪽)'경구중 정진구(오른쪽) 교장, 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교성 기자

비인기종목인 레슬링에 흠뻑 재미를 들인 선수 후원자가 있다. 전기공사업체인 오무전력합자회사(대구 서구 이현동)의 김성호 대표다.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대구 북부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강원도 속초까지 갔다.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한 대구 경구중 레슬링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차로 5시간 이상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그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딴 경구중의 손석우, 박민우 선수를 격려하고 선수단에 음식 대접을 했다.

김 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08년 3월 성당에 다니는 지인의 소개로 경구중과 경북공고 레슬링 선수단의 후원을 시작한 그는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레슬링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대회에 출전한 이 학교 선수들을 격려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에겐 장학금과 용돈을 주며 사기를 북돋웠다.

김 대표는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아이들을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레슬링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이제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하는 모습을 봐야 마음이 편안할 정도로 레슬링 팬이 됐다"고 했다. 그는 "나의 조그마한 후원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자주 훈련장과 경기장을 찾는다"며 "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는 선수들을 통해 나름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좋아했다.

김 대표의 이런 후원 덕분에 경구중'경북공고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가는 레슬링 국가대표선수 5명 가운데 2명을 배출했다. 이 학교 출신의 류한수(그레코로만형 66kg급)와 김관욱(자유형 86kg급)은 최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류한수와 김관욱이 지난해 10월 제96회 전국체전에서 대구 대표로 금메달을 딸 때도 김 대표는 대회가 열린 강원도 강릉을 찾아 응원했다.

이종환 경북공고 교장은 "김 대표가 우리 학교나 레슬링과 아무 관련 없기에 더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며 "우리 학교가 레슬링 명문이라고 자부하는데, 아직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에 류한수나 김관욱이 꿈을 이뤄주면 좋겠다"고 했다. 경구중 정진구 교장은 "김 대표는 우리 교직원보다 더 많이 레슬링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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