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 복귀한 김희옥 "사무총장은 교체"

정진석 "자책감 느끼고 죄송", 김희옥 "이건 민주주의 아냐"…사과 받아들여 비대위 정상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커피숍에서 지난 16일 유승민 의원 등 복당 표결 과정에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려고 찾아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유승민 복당 결정에 대한 갈등으로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한지 사흘 만에 당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유 의원 복당 표결 과정에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려고 찾아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지상욱 대변인은 김희옥-정진석 회동 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혁신비대위의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비대위를 정상화함과 동시에 비대위원장을 보필할 새로운 사무총장을 인선하고, 20일 오전 혁신비대위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지 대변인은 밝혔다.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 결정으로 유 의원 등 탈당 무소속 의원들의 일괄 복당 결정과정에서 빚어진 당 내홍 사태는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혁신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유 의원 등 탈당 의원들의 복당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언쟁과 이후 당 내홍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원내대표가 주말 동안 김 위원장에게 사과하겠다며 수차례 만남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성사됐다.

정 원내대표는 "제가 좀 더 잘 모셨어야 하는데 자책감이 든다"면서 "헌법재판관을 퇴직한 뒤 변호사도 하지 않고 대학으로 가 계실 정도로 올곧고 깨끗한 분인 김 위원장이 그날 상황이 당혹스러웠던 것 같다. 정말 죄송스럽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동에서 탈당 의원들의 복당 승인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여러 차례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학자이자 헌법재판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 헌법수첩을 들고 나와 혁신비대위 비공개회의를 언급하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었고, 애당심이나 동지애도 그 자리에 없었다. 신뢰도 없고 윤리와 기강도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당의 화합을 이끌어 내고 어떻게 혁신을 해나갈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20일 혁신비대위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임에 따라 일단 당 내홍 사태는 진정 국면을 맞았고 비대위도 정상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