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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 청소년 문예대전 수상작] 우수상(운문): 가로등 켜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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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영(대구경화여고 2학년)

녹아내리는 하늘을 양동이에 담고

밤안개가 끓기까지 기다리면

깜깜히 우는 흉터를 깊게 찌른 자정

그림자가 흐릿한 저녁에 물들고

가로등 켜는 아버지는 별빛을 먹는다

어쩌자고 하늘은 이렇게 넓은 건지

홀로 달을 안고 깜깜히 울었다

어제를 지운다면 흔적은 살아있을까

자꾸만 흩어지는 새벽은

아버지의 희미한 시간을 갉아먹었다

아버지가 밝히는 세상이 환하게 변한 건

여태껏 하루도 겨우 살던 벌레들이

광복을 외치는 반딧불이가 된 것일지 모른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겨레의 무게

녹아내리는 별의 유언이 남겨진 순간에도

자주독립을 위하여 등불을 켜는 것은

가만히 서서 제자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은하수가 모인 별자리가 있었다

차라리 마지막이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짓눌린 태양이 그어놓았던 흉터는

찬찬히 불빛을 따라 시들었다

이것이 끝인지 알게 되었을 때

조금만 더 빨리 다가갔더라면

고맙다고 말할 수 있었겠지

잃어버린 날에는 내게 처음으로

아버지라는 이름을 허락한 용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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