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클린업트리오'라 하면 3, 4, 5번 타순을 말한다. 보통 강타자를 이런 타순에 두어 누상에 나가 있는 주자를 불러들인다. 그러나 야구는 클린업트리오나 투수들처럼 주연급 선수들뿐 아니라 나머지 조연급 선수들의 활약이 좋지 않으면 결코 승리할 수 없는 단체 경기다. 요즘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팀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주전 선수뿐만 아니라 조연급 선수들의 동반부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만성통증 치료를 위해 진통제를 잘 선택해야 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진통제 중 야구의 클린업트리오에 해당되는 약물은 스테로이드와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그리고 아편 유사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런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만성통증들이 꽤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대상포진과 삼차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섬유근통 등과 같은 신경병증 통증질환들이다. 이런 질환에 필수적으로 함께 처방되는 약물에는 항우울제와 항경련제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현재 통증 의학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보조 진통제다. 야구의 조연급 선수에 해당된다.
그런데 종종 환자들로부터 이런 약물처방에 대해 오해하는 질문을 받곤 한다. 자신은 우울증 환자가 아닌데 왜 우울증 약을 처방하느냐, 간질 환자가 아니데 왜 항경련제를 처방하느냐는 것이다. 만성통증환자의 3분의 1이 통증과 함께 우울증이 있고, 우울증 환자의 4분의 3이 통증을 포함한 신체적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항우울제는 우울증과 관계없이 진통제로 사용되며, 우울증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만성통증 치료에는 더욱 효과적이다. 항우울제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통증에 관여하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물질을 높여줌으로써 통증 감소 효과를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보조 진통제 중에는 항경련제가 있다. 항경련제는 여러 가지 원인에 따른 경련발작을 억제하는 약을 통칭하며 만성통증 가운데 신경병증 통증에 효과가 있다. 만성통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주 진통제 외에도 보조 진통제를 적절하게 처방을 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인생의 모든 일도 혼자 할 수 없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가족은 물론이고, 더불어 사는 이웃들과 나누며 함께 사는 삶이 우리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현대인의 부정적인 모습 중 하나가 개인주의이다. 도움을 받지도 않고, 도움을 주는 것도 싫어하는 요즘 사람들이다. 매 경기마다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협력이 중요한 야구경기처럼, 내가 아닌 내 가족 그리고 내 이웃 또한 중요한 내 삶의 조력자임을 명심하고 그들을 소중히 여기고 인정해 줄 때 참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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