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랴부랴 뭉친 TK정치권…"더 이상 추락은 하지 말자"

신공항 무산, K2 이전 백지화, 도청 이전터 개발…김광림, 지역발전 정례회 추진 예정

29일 조찬 회동을 계기로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면서도 정작 제 몫을 챙기지 못한 채 되레 추락 일로에 빠진 TK정치권의 위기 속 '동맹'이 산적한 지역 과제 앞에서 단합된 힘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경북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한 몸 단결' 동맹은 추락한 TK 정치권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박근혜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TK였지만 영남권 신공항 무산에다 대구공항 확장, K-2 이전, 경북도청 이전터 개발 등 지역 현안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대선 때, TK 정치권은 '정권 창출'이란 단일한 목표로 똘똘 뭉쳤으나, 정작 이 정부 태동 뒤 계파와 각자의 정치적 이익과 계산에 따라 흩어지면서 힘이 약해졌고 과실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비난을 받아야 했다.

대구는 19대 후반기에 유승민 원내대표를 탄생시키며 힘을 발산했으나 이른바 국회법 파동이 일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단 한마디에 '친유' 세력으로 찍힐까 몸을 숨겼다. 경북 역시 19대 마지막 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합의 추대가 깨지면서 한 지붕 편 가르기가 진행됐다. 공천 과정에서도 여러 잡음이 일면서 '동지'는 '적'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20대 멤버가 확정됐으나 선거 후유증은 단합의 장애물이 됐다.

대폭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TK 새누리당은 23명 중 11명이 초선으로 채워져 정치적 위상도 추락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영남권 신공항 등 대구경북의 주요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될지 걱정이란 목소리가 높았지만 위기 속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른바 '좌장'(座長)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에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정치권의 협조와 지원 없이는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있는데, TK 정치권은 구심점이 없어 의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이런 우려를 확인시켜준 단적인 예가 됐다.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이었던 영남권 신공항은 이런 TK 정치권의 구심점 부재, 힘의 분산 등으로 시도민의 염원이 사라져 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치권은 정권의 '선물'만 기대하다 뒤통수를 맞고 말았고, 앞서 대응에 나섰던 PK(부산경남)의 정치 논리에 놀아난 꼴이 됐다. 이대로라면, TK 정치권은 '시계 제로' 국면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날 새누리당 TK 의원 회동과, 이 자리서 탄생한 '단합' 동맹은 더 이상의 추락은 막자는 위기 결의이면서 지역 현안 과제란 밀린 숙제를 정치권이 풀어내자는 자성이며 각오라는 의미서 앞으로의 활동을 주목하게 한다.

첫 단추는 끼워졌다. 다음번엔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회동을 주선할 예정인 가운데, 지역 현안 해결과 지역 발전을 위한 정례회의도 추진될 예정이다. 대구경북민은 신공항 백지화로 쏟아진 여론의 질타에 민의의 창구인 정치권이 내놓은 이번 회동의 결과물이 '정치쇼'에 그치지 않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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