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예술가의 잠꼬대
이일호 지음 / 안나푸르나 펴냄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입을 열어 무수한 단어를 내뱉거나 종이 위에 문장을 나열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그만큼 예술가에게는 작품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예술가는 언어로 끊임없이 생각한다. 예술가의 영감도 곧 언어를 품어 풀어낸 사유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견 조각가 이일호의 미학과 조각론을 담고 있다. 저자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함께 솔직히 펼쳐진다. 40여 년간의 작품 활동과 예술가의 삶에서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고뇌의 흔적들을 언어로 풀어 독자적인 철학으로 완성했다. 초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작품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선사하는 작은 덤이다.
저자는 자신의 글을 넋두리라고 표현하지만 예술을 하려는 자와 하는 자, 감상하는 자 모두에게 깨달음을 안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조각을 해야 한다. 일거에 득도한다는 말은 거짓이다"며 천재 예술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며, "예술가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짐작건대 위대한 예술의 탄생은 몽상적 환각에 사로잡힌 어느 예술가의 경이롭기까지 한 무차별적 고난의 흔적이었을 것이다"라며'우연과 필연'을 오가는 예술가의 운명을 고백하기도 한다. 268쪽, 1만5천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