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선배들이 후배 교육 명목으로 한 학생을 돌려가며 때렸다. 피해 학생은 장 출혈이 발생, 중환자실 신세까지 졌다.
특히 이날 폭력은 이 학교 한 교사가 개입, '선배들의 후배 교육'을 부추겼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24일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피해학생인 1학년 A군은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린 것도 모른 채 전산실에서 3학년 B군 등과 게임을 하고 있었다. 수업을 위해 전산실로 들어온 E교사가 A군을 타박하며 머리를 '툭' 치자 A군이 "아! 왜 때려요"라고 말대꾸를 한 게 발단이 됐다.
점심을 먹고 난 뒤 3학년 B군은 학교 내 화장실로 A군을 불렀다. 이 상황과 관련이 없는 2학년 C군과 D군도 함께였다. A군은 "제가 잘못 했으니 저를 때리세요"라며 B군을 만류했지만 B군은 C군과 D군을 폭행했다. C군은 뺨 2대에다 가슴을 5차례 맞았고, D군은 가슴을 폭행당하고 밀대 자루로 엉덩이도 3차례 맞았다. 이후엔 C군과 D군의 폭행이 이어졌다. C군은 A군의 등과 어깨, 머리를 4차례 쳤고, D군은 팔과 옆구리, 복부 등을 때렸다.
점심시간 직후 A군은 복통을 호소했고, 담임교사는 A군의 사촌형에게 연락해 울릉의료원으로 옮겼다. 이후 A군은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로 이날 오후 배를 타고 강릉으로 나갔다. 학교 측에 따르면 A군은 강릉의 한 종합병원에서 3일간 중환자실에 있다가 최근 일반 병실로 옮긴 상태다.
학교 측은 사건 다음 날인 21일 가해학생 3명을 불러 경위서를 받았다. 경위서에 따르면 사건의 실질적인 발단은 E교사로부터 비롯됐다. E교사는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3학년 F군에게 "1학년에게 잘해주니 너희들을 믿고 까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후 F군은 선생님께 잔소리를 들었다며 동급생인 B군을 나무랐고, 이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F군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학교 짱'으로 통한다.
결국 E교사는 교내 '일진'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후배 군기를 잡도록 이들을 부추겼다는 목소리를 낳고 있다.
경위서에 따르면 해당 교사가 A군의 행동을 문제 삼아 상급생을 나무란 것은 최소 2차례 이상이었고, 이런 일이 발단이 돼 B군-C, D군-A군으로 이어진 폭력도 한 차례 더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사건 당일 아이들을 타이르려 한 것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져 난감하다는 입장을 E교사로부터 들었다.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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