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월에 떠나는 여름 휴가…추석+연차로 긴 휴가 즐길 수 있어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는 이모(27) 씨는 7, 8월을 피해 9월 12, 13일에 여름휴가를 쓰기로 했다. 이 시기 이틀 연차를 사용하면 추석과 맞물려 총 9일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상사들이 보통 8월 이전에 휴가를 많이 떠나다 보니 우리는 이 기간을 '어린이날'이라고 부른다. 위에 아무도 없어서 분위기가 더 자유롭다"며 "더욱이 항공권이나 숙박 등이 9월에 저렴해 주변에서도 9월을 휴가 기간으로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7말8초'(7월 말~8월 초) 휴가 패턴이 바뀌고 있다. 성수기를 피해 피서를 즐기는 실속파와 국외여행족 증가 등의 영향으로 9월에 휴가를 쓰는 직장인이 늘면서 7말8초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바캉스 개념이 옅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7월 말부터 8월 초는 극성수기로 아직도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교 등은 이 기간을 집중 휴가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8월 3~7일, 3대 조선사라 불리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25일부터 8월 11일 사이에 5~11일을 휴가기간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대구 하청업체들도 이 기간에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9월로 휴가를 미루는 사람이 늘고 있다. 9월이면 각종 요금이 정상화되고 추석이 끼어 연차를 적게 사용하고도 긴 휴가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가 최근 발표한 예약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9월 출발하는 여행 상품 예약자는 지난해보다 50.7%나 증가했다.

특히 성수기 때 바가지요금이 극성인데다 저비용 항공사의 저변 확대 등에 따른 국외여행 보편화로 7말8초가 무색해지고 있다.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장모(30) 씨는 "부산으로 휴가 계획을 잡았다가 기본 숙박비 15만원에다 무조건 파라솔을 강매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을 접었다"며 "필리핀 왕복 항공권이 20만원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나 국외 비용이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외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구국제공항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9천여 명에 불과하던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해 2만5천여 명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에는 9월 초'중순까지 여름휴가를 늦추는 경향이 강해지는 데다 국내 바가지요금에 신물 난 소비자들이 국외로 발길을 돌려 국외여행 쪽 매출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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