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국수 한 사발
저녁마다 언니는
밀가루 반죽 탕탕 밀어
손국수 만들었다
모깃불 피어나는 마당 멍석에
식구들은 둘러앉았는데
조금 남은 보리밥에
열무김치 된장 고추장 듬뿍 넣어 비볐다
밥 한 숟갈을 떠 넣으면
입안 불이 난 듯
눈물 콧물 났다
화끈거리는 혀 휘돌리며
걸쭉한 손국수 세 숟갈을 먹었다
그래도 밥이 맛있어 눈치가 보였다
윗집에 사는 작은아버지는
찬물에 건져 양념간장을 쳐서 먹는다는데
우리 아버지는
국물이 구수하다며 후루룩후루룩 마셨다
펌프 샘 가 장독대에
푹 퍼진 손국수 한 사발
마을 갔다 오는 우리 오빠 기다린다
홍은아(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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