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주선한 만찬을 두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 고민이다. 8'9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시점에 서 의원이 자신에게 당권 도전을 요청했던 특정 의원들을 불러 식사를 한 것이 대규모 친박 회동으로 여겨져서다. 초대장을 받고 모임에 참석한 몇몇 의원들은 "언론에 친박을 인증하는 자리"라며 부담감을 드러냈고, 초대받지 못한 친박 성향의 의원들은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서 의원의 식사 초청장은 지난 22일 의원실 50여 곳에 팩스로 전달됐다. 의원들에게 개별 연락을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사적 모임으로 비칠 수 있으니 공문을 보내 새누리당의 8선 최고 어른이 주최하는 '공식 행사'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초대장을 받아든 의원들이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역구 의원들은 "행사가 있어 지역구에 내려간다"는 불참 명분이 있지만 비례대표는 그렇지 않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식사에 참석하기 전 "이 시기에 모여서 밥 먹으면 이마에 '친박 도장'을 찍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간다고 의사 표명은 했는데 밥을 먹으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이다"며 부담스러워했다.
초대받지 못한 의원들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초대 명단에 당연히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대구경북의 한 친박계 의원은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왜 이 시기에 이런 모임을 하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내는 의원들도 있다. 정치권의 계파 모임은 대부분 식사 정치를 통해 이뤄지는데 전대를 코앞에 두고 친박 의원끼리 대규모 회동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한 의원은 "초대받은 의원이 '그냥 밥 먹는 자린 데 어떠냐'고 하더라. 정치를 할 때 누구와 어떤 시기에 밥을 먹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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